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가 10일 이명박 정권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의 회복과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평화통일 월요기도회’를 열고 ‘대박’만을 바라는 현 정부 대북정책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저녁 기장총회 평화통일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제1차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에서 박동일 총회장은 “이 나라가 남북으로 나뉜 지 70년이 됐는데 한반도를 둘러싼 4대 강대국(미·중·러·일)들은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을 비롯한 4대국 모두 한반도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평화통일은 대박으로 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준비하고 평화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회장은 설교에서 지난 1월 핵 전문가 한스 크리스텐슨과 로버트 노리스 박사가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를 통해 발표한 ‘2014년 미국 핵전력 보고서’를 언급하며 “4대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잠수함 각축전을 벌이는 등 동해를 누비고 있다”며 “우리 한반도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국민 모두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장총회는 과거 간헐적으로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기는 했지만 ‘통일이 되는 날까지’ 무기한 정기적인 기도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저녁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평화통일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강북구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남과 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제1차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에서 박동일 총회장이 축도를 하고 있다. 사진=강성원 기자
 
한기양 기장총회 평화통일위원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번 기도회는 독일 통일 이전에 동독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된 작은 기도모임이 통일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확신시킨 것을 본떠 지난 1년 간 논의를 거쳐 총회 결의까지 얻어낸 결과”라며 “이명박 정부 때 남북 교류가 완전히 끊기고 교회에서 하는 것까지 모두 끊어 도울 길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간구하기 위한 기도회”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이산가족 상봉과 서신교환 등 남과 북 교류협력 기운이 조금은 되살아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여전히 북한이 항복하라는 고압적인 입장”이라며 “근본적인 측면에서 MB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북정책 기조 등 화해와 통일의 길은 멀고 험한 게 오늘 한반도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오는 4월이 식량 고비라고 할 정도로 다급한 상황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 한 살아남아야 하니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정권 안보를 위해 민생을 풀어야 하는 간절함이 많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박근혜 정부로선 북쪽의 변화가 마치 정부가 이끌어 낸 것처럼 비쳐 굉장히 운이 좋지만, 대박이니 수사를 남발할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10·4선언과 경제교류를 실천해야 평화도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한편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열리는 평화통일 월요기도회는 기장총회와 평화통일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 25개 지역노회와 산하단체, 한신대 등 기관과 단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한국교회협의회 등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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