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이 행사에 참석해 제일 먼저 “존경하는 방상훈 사장님과 내외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며 축사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과 방 사장은 이날 호흡이 척척 맞았다. 박 대통령과 방 사장은 축사와 개회사에서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찍은 ‘우주에서 바라 본 한반도의 야경’ 사진을 약속이나 한 듯 함께 언급하며 불빛이 없는 북한 영토를 강조하기도 했다.
▲ 조선일보 3월 4일자 1면 | ||
조선일보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식’ 보도 이후 채동욱 검찰총장이 낙마하며 가장 큰 이득을 얻은 집단도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로 ‘부정선거’ 프레임을 피하기 어려웠던 박근혜 정부였다.
이밖에도 조선일보는 철도노조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강경대응을 연일 주요하게 보도하며 노동계를 비판했고, 취임 1년을 맞은 다음날 신문 1면에선 숱한 공약파기에 대한 비판 대신 <취임 1년 되는 날 ‘경제 올인’>이란 기사제목을 뽑기도 했다. 지난 1년 간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받았던 도움을 떠올리면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 내부에선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콘퍼런스 참석이 박 대통령의 참석에 영향을 미쳤으며 사주를 향한 ‘존경’ 발언이 의례적인 수사일 뿐, 조선일보를 ‘특별대우’ 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이와 관련 김서중 한국언론정보학회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은 행사에 참석해 대부분 쓸 수 있는 표현으로 문제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교수는 그러나 “과연 대통령이 여러 일정을 제치고 직접 챙길 정도로 조선일보의 이번 행사가 중요한 행사였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과 발언을 두고 “최고의 정치권력과 최고의 언론권력 간의 결탁이 간단한 멘트 속에 담겨 있다”며 “대통령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조선일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