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날 KBS가 선거 관련 기사를 단 한 건도 싣지 않았다는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가 나왔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5일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등을 모니터한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지난달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주도로 출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2월 24일 KBS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MBC는 <“지방선거 기초공천 유지”>, SBS는 <安 신당 주춤…‘野 단일화되면 여야 접전>, YTN은 <지방선거 D-100일…준비 본격화> 등의 기사를 통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모습을 전했으나, KBS는 단 한 건의 기사도 싣지 않았다.

   
▲ 지방선거관련 방송4사의 보도건수. 출처=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의 기사를 살펴봐도 KBS의 성적은 초라하다. 24일부터 28일까지 KBS의 선거 관련 보도는 27일 기사 <주류-비주류 당내 갈등 격화>가 유일했다. 보고서는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올바른 선거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적 관심을 유발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사로서의 책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편과 보수언론, KBS의 ‘도 넘은 박 대통령 띄우기 보도’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취임 1주년 2월 25일 채널A <직언직설>에서는 박 대통령의 ‘레이저 눈빛’을 다루며 “레이저 눈빛이지만 따뜻하게도 보이는데 강온작전을 같이 쓰는 것”, “사람을 쏘아는 보는데 일반 사람들처럼 정말 미워서 쏘아보는 그런 건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도 있고 깊이도 담겨있게 쳐다보니까 사람이 뭔가 찔리는 것”, “우리 대통령님은 그래도 국민과 소통하려 하고 따뜻한 이미지” 등 박 대통령에 대한 온갖 ‘찬양’을 쏟아냈다.

   
▲ 25일자 채널A '직언직설' 갈무리
 
같은 날 TV조선 <김광진의 신통방통> 진행자는 “오늘 박 대통령 담화문을 들으면서, ‘와 저렇게 새로운 용어를 익히느라 고생을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박 대통령을 띄우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재를 뿌리고 김을 빼는 전략”이라고 혹평했다.

보고서는 KBS의 박 대통령 담화 보도는 찬양을 넘어선 ‘헌정뉴스’라고 규정했다. 지난달 25일 KBS <뉴스9> ‘데스크 분석’은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경제와 통일에 매진하겠다는 의지” 등의 표현을 써가며 박 대통령에게 헌사를 바쳤다. 보고서는 “방송4사가 박 대통령 담화문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옮겨 정리한 것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MBC·SBS·YTN은 보도에서 야당의 평가를 다루었다”며 “반면 KBS는 야당의 비판적인 평가는 전혀 싣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정보도선거감시단은 매주 화요일마다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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