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첫 문장에서부터 랜드마크란 랜드(땅)와 마크(이정표)의 합성어로서 말 그대로 멀리서도 보이는 땅에 세워진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대엔 주로 산, 나무, 바위 등의 자연물이 랜드마크 역할을 했지만 현대에는 이러한 자연물을 포함해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낸 건축물(예를 들면 이탈리아 로마나 프랑스에 있는 성당, 이집트 피라미드, 파리의 에펠탑 등)도 랜드마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랜드마크는 한 사회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21세기엔 기존과 다른 랜드마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20세기의 랜드마크는 자본력과 기술의 결합으로 이뤄낸 소위 자랑하기식 건축물이 지어졌다고 한다면 21세기의 랜드마크는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과 환경의 소통, 도시의 지속성을 높이는 공공미술과의 조화를 통한 건축물과 도시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각 도시의 랜드마크들을 보면 국가의 상징이 되거나(미국 자유의 여신상과 프랑스의 에펠탑), 예술적 신념을 담거나(오스트레레일리아의 오페라하우스), 경제적인 도구가 되기도 하거나(라스베가스 화려한 카지노 및 호텔들),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유의 장이 되거나(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아픔을 치유하고 소생의 가치를 창출하는 장소(교회 및 성당, 절 등)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라 불릴 수 있는 청계천, 63빌딩, N서울타워 등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 미국 뉴욕에 있는 하이라인 공원. 한 노신사가 한가롭게 신문을 보고 있다. ⓒ flickr (@enjoyny) | ||
랜드마크;도시들 경쟁하다 / 송하엽 지음 / 효형출판 펴냄 | ||
저자는 랜드마크의 변화를 ‘수직에서 수평으로’라는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이는 무조건 높게 짓는 고층 건물에서 벗어나 공공 공간으로 진화하는 랜드마크의 변화를 말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지어지고 있는 랜드마크를 꿈꾸는 건축물들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 탄생된 랜드마크가 된다면 도시의 얼굴 또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