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 현재 지구에는 너무나 많은 인간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지금 지구에 거주하는 인구 수의 추정치는 70억 명. 70억 명이라는 숫자가 감이 안잡힌다면,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에서 제시했던 통계치를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70억이란 숫자는 사람들이 소리내서 헤아리는 데에 무려 2백 년이 걸리고, 70억 명이 지구 위를 일렬로 서서 걷는다면 걸음만으로 (물 위를 걸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지구를 133번 일주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두 명의 저자가 유독 인구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로버트 디에츠와 대니얼 오닐이 70억 인구가 모두 비슷한 조건에서의 경제적·사회적 환경을 누리고 살 수 있길 소망한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현재 70억 인구 중에서 27억 명은 하루 2달러 이하로 빈곤하게 근근히 살아가고 있고 전체 인구의 2%의 성인이 전 세계 가계 자산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로버트 디에츠와 대니얼 오닐은 이러한 소득과 사회적인 지위의 차이를 인간의 끈임없는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부를 축적하려는 인간의 본능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끊임없이 갈망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재화와 서비스의 충분함을 넘어서 지구의 환경 오염 및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깨지는 현상으로 발전됐다고 보고 있다.

서비스와 재화가 ‘충분함’을 넘어서 ‘넘침’의 시대로 넘어간 것은 과학과 정보의 혁신으로 인해 가능했다. 현재 경제를 포함한 의학, 예술, 사회,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는 산업혁명 전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비대해졌고 사람들은 계속해서 재화와 서비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화와 서비스, 정보의 ‘넘침’은 단순히 지구의 환경오염을 뛰어 넘어 70억 인구가 경제적으로 불평등이 초례됐으며 경제를 포함한 교육, 의료, 복지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이러한 인류의 끊임없는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가 70억 인류가 지구에 계속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떠오르기까지 하고 있다.

70억 인구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는 한정돼 있다. 하지만 ‘충분함’을 넘어서 ‘넘침’을 추구하는 지구위의 인간들은 만족을 모른다. 그래서 소비하고 부를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경제적·사회적으로 불평등한 조건이 만들어지고 이 불평등한 조건으로 인한  사람들 사이에 갈등과 오해가 생기고 종국에는 서로 물고 뜯고 죽이는 사회로 변질된다.

로버트 디에츠와 대니얼 오닐은 전 세계적으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충분함’과 ‘만족’, ‘넘침’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자원 활용에 대한 논의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의 탐욕이 불러낸 지구의 위험 상황을 말해줌과 동시에 자원 활용 및 재화와 서비스 이용에 대한 선진국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은 지구에게, 또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충분함’을 추구하지 않고 ‘넘침’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넘침을 추구하는 일부의 인류에게 스스로의 무절제한 소비욕구와 행태를 반성할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깨달았다면, ‘더 많은 걸 가지고 싶다’라는 마음보다 ‘이만하면 충분하다’라는 여유를 가지고 삶을 다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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