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2일 최고중진회의에서 저출산 문제를 지적했다. 문제는 그 말의 방식으로 김 의원은 “이 자리에 자녀 한 사람 갖고 계신 분은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 이상화, 김연아 같은 딸을 낳아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다. 농담조라고 해도 국가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김 의원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SNS에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원의 발언이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한 것 아니냐며 조롱 섞인 비판을 내놓는 네티즌들이 많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도 “어쨌든 아이를 하나 밖에 못 낳았으니 저부터 반성하겠습니다”라며 “대통령은 김무성 의원께서 알아서 반성시키시구요”라고 말했다.


사회적 문제를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는 인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retiredwoo)는 “김무성, 1자녀 낳은 사람들 반성하자, 그걸 반성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경제 운용을 요따구로 하시나 싶다”라며 “통계적으로는 결혼한 사람들이 덜 아이를 낳는 게 아니라, 결혼한 사람들이 줄어드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이상화·김연아 선수를 언급한 대목도 김 의원의 남성우월주의 사고를 드러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트위터 이용자(@blues_in_fall)는 “김무성 씨의 김연아, 이상화 같은 딸을 낳아야한다는 잔소리에 실소”라며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식의 남존여비 깔고 있는데다, ‘기지배들이 아주 제법이네?’ 정신도 엿보임”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당시 경찰의 폭압적인 강제 시민연행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이 12일 “국가는 강제연행된 시민들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피해자들은 당시 집회 현장에서 경찰은 미란다 원칙을 고시하지 않은 채 불법 구금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위터에서는 이번 사건을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대선개입 의혹 무죄 판결과 묶어 “유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법원이 인권의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고,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트위터 이용자(@agathawow)는 “정상적으로 해산하던 시민을 미란다원칙 고지도 없이 강제 연행한 것이 ‘잘못이 없다’니, 이눔의 나라는 원칙과 상식이 무너져가는구나”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cbk8821)도 “사법부가 자신의 자식들이 길가다 아무 영문도 모르고 연행 당하면 이런 판결 할 것인지”라며 “국민을 위한 사법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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