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기자들이 창간 24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전국언론노조에 가입해 ‘전국언론노조 경북일보지부’로 활동할 예정이다.

경북일보 기자들은 지난 27일 노조 창립총회를 갖고, 28일 포항시로부터 노조 설립신고서를 받았다. 포항 본사와 대구취재본부 기자 15명이 가입했고, 초대 노조위원장은 편집국 김정혜 기자가 맡았다. 1990년 경북일보가 창간한 이래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경북일보 기자들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경북 시.군 주재기자들은 4~5개월 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부국장 이상 간부들은 3~4개월, 평기자들은 1~2개월씩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정혜 경북일보 노조위원장은 “임금체불 등 열악한 근로환경을 해결하고자 노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주는 회사에 지원을 많이 하는데 경영진 간부들이 방만 경영을 해왔다. 방만 경영으로 인해 부채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몇몇 국장이 광고수당으로 6천만원을 받고, 매달 수백만 원의 유류비를 쓴 사실이 드러나고, 총무국 간부가 3억 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아 대기발령 받는 일이 있었다.

기자들은 이러한 방만경영과 임금체불을 논의하기 위해 1월 중순 정정화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노조 설립에 이르게 됐다. 김 위원장은 “회사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노조를 만들어 내부에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정화 사장은 노조 설립 직후인 28일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방만경영과 임금체불 등으로 압박을 받던 상황에서 직원들이 연합해 노조까지 만든다고 하니 사표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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