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열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 명절이 시작되면서 정치권·언론계에서는 설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여론조사 등을 통해 지방선거 판세를 분석했는데, 아직 여야 후보들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역의 분위기를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동아일보는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교육감, 기초단체장까지 출마 예상자 명단을 추렸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사람만 16명, 경기도 출마 예상자는 20명에 이른다. 이중 주요 출마자는 서울에서 박원순 시장과 새누리당의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다. 안철수 신당에서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유력하다.

경기도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정병국·원유철·유정복 의원과 민주당의 김진표·원혜영 의원이 꼽힌다. 안철수 신당에서는 김상곤 현 경기교육감의 합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천시장으로는 송영길 현 인천시장과 새누리당의 안상수 전 시장, 이학재·박상은 의원과 함께 황우여 대표의 출마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에서는 서병수·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민주당의 김영춘 전 의원, 안철수 신당 합류 여부에 관심을 모으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광주에서는 강운태 현 시장과 안철수 신당의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이, 전남에서는 박지원 의원과 김효석 새정추 공동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 동아일보 1월 29일자. 13면.
 
특히 이들 언론들이 관심을 드러낸 지역은 서울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3석이다. 이에 대해서는 두 언론사의 분석은 서울시장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박원순 시장의 우위 속에 새누리당에서 가장 파괴력을 보이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출마여부, 안철수 신당의 출마와 후보단일화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에선 일치한다.

동아일보는 13면 <여 정몽준-김황식-이혜훈…민주-안 신당 손잡을지 관심> 기사에서 “대체적으로 무난한 시정을 이끌었다고 자평하는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군 보다 지지율이 앞선 점을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안 의원이 주도하는 새정치신당의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당은 선거 구도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의 경우 여론조사를 통해 3자 구도가 형성돼도 박 시장이 유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5면 <박원순 40%·정몽준 32%·장하성 15%…박, 야권연대땐 52%> 기사에서 “안철수 의원의 ‘양보론’ 발언이 한바탕 휘젓고 지나가기는 했지만, 한겨레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박 시장은) ‘3자 대결’을 가정한 모든 조사에서 2위 후보를 오차범위(±3.7%) 이상의 큰 차이로 따돌리는 저력을 보였다”며 “박 시장 입장에선 ‘야권연대’라는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자력 재선’을 기대할 만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한겨레는 “박 시장이 안전지대에 들어섰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박 시장과 경합관계에 있는 안철수 신당 후보의 지지율이 5%p정도만 올라도, 박 시장과 새누리당 후보군은 박빙의 승부가 불가피해진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지사의 경우 한겨레에 따르면 김상곤 교육감이 안철수 신당으로 출마할 경우 3자 대결에서 앞서지만 새누리당과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 사이의 각축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한겨레 1월 29일자. 5면.
 
김 교육감이 출마하고 새누리당은 남경필 의원, 민주당은 원혜영 의원이 출마할 경우, 김 교육감은 33.5%로 29.4%의 남 의원을 앞섰다. 원 의원은 16.3%였다. 김 교육감과 새누리당 남 의원, 민주당의 김진표 의원이 출마할 경우는 김 교육감이 35.5%로 29.5%의 남 의원을 앞섰다. 김진표 의원은 14.3%에 그쳤다. 만약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자 대결이라면 남 의원과 원 의원은 34% 대 34.5%로 초박빙 양상이고, 남 의원과 김 의원은 33.9%대 33.6%의 초박빙이다.

동아일보 역시 “여야 중진 의원들의 각축전”이라고 전망했다. 동아일보는 “현재로선 후보군을 형성한 인사들 간에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천시장의 경우 한겨레는 송영길 현 시장의 우세를 점쳤지만 ‘안티’가 많아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송영길 시장은 안철수 신당의 출마로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져도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출마하고 안철수 신당의 박호군 새정추 공동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송 시장은 34.1%로 24.3%의 안 전 시장을 제쳤다. 박호군 위원장은 24.2%였다.

만약 안철수 신당 없이 양당 대결로만 이뤄진다면 송 시장은 안 전 시장을 49.4%대 32.4%로 크게 앞서고 이학재 의원을 상대로는 49.8%대 28.5%로, 박상은 의원을 상대로는 50.5%대 26.8%로 크게 앞섰다. 다만 한겨레는 “송 시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지지하겠다는 응답보다 10%p 가까이 높아 ‘교체심리’가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인천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의 재선 여부”라며 “새누리당은 대항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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