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학생이라면, 공교육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생이라면 정부에서 만든 이 틀에 갇혀 교과서와 참고서를 붙잡고 12년동안 공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 공교육을 사뿐히(?) 무시하고 막내딸 최종 학력을 초졸로 만든 아버지가 있다.

이 책을 쓴 송경호 작가는 오랜 기간동안 가난한 언론사를 떠돌며 ‘비주류 언론인’으로 살아왔다. 그는 주류에서 벗어나면서 누렸던 자유로움과 함께 주류 질서 전복을 상상하는 즐거움을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송 작가는 자신의 이러한 원동력을 막내딸 너굴이에게 물려줬다. 이 책은 현재 성인이 된 너굴이가 초등학교 졸업한 시점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온 가족이 함께 겪었던 대안교육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올해 19살, 성이 된 너굴(필자 막내딸 별명)이는 초등학교 졸업을 끝으로 공교육과 이별했다. 그녀는 정규교육 대신 대안학교를 2년 6개월 다니고, 거리학교(로드스쿨링)로 3년 6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너굴이는 생활 속에서 함께 숨쉬며 느낄 수 있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삶의 지식과 행복을 원해 정규교육 대신 대안학교와 거리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 쫄지마, 학교밖으로! / 송경호 지음 / 세창출판사 펴냄
 
학부모인 필자도 학교에 대해 굳이 목매지 않는다. 그는 “거의 모두가 가진 중·고등학교 졸업장은 물론이고, 별로 빛나지 않는 대학 졸업장을 딴들 그게 삶의 결을 좌우하는 시대도 아니다… 우리는 이미 세상이라는 큰 학교와 가정과 이웃, 여러 공동체라는 참 교사(校舍) 안에 일상적으로 머물고 있다… 지금도 적잖은 나라의 수많은 사람은 여전히 그렇게 삶의 지혜와 보편적 상식을 일상 속에서 배우고 익혀나간다. 그래도 별일 없이 잘 살며, 다툼 없이 서로 도우며 제각각 작아도 값진 행복을 엮어 나간다” 라고 말하며 공교육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또한 참된 대안학교란 기존 질서에 맞서 대안적 삶을 지향하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고 본다. 대안학교는 ‘무엇’이 되느냐보단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른이 돼서 ‘무엇’이 되는 삶은 중요하지 않고 그 대신 ‘무엇’을 하던 간에 ‘어떤’ 삶을 사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인가 고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기 삶의 참된 주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는 교육이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교육보다 더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대안교육의 한계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저자의 딸 너굴이는 대안교육을 통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지만 오히려 이 자유가 족쇄로 작용해 ‘자유로움의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시간이용의 한계 등을 겪기도 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공교육의 한계를 고민하고 있거나, 좀 더 나아가 대안교육을 모색하고 있는 학부모과  진로를 선택하는 데,  실천적인 참고 서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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