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사가 기본급 2.5% 인상과 SBS뉴스텍·아트텍 합병, 임금피크제 시행 등에 합의했다.

SBS노사는 지난 17일 기본급 2.5% 인상 등을 골자로 한 2013년 임금협상안에 합의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지난해 말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노조는 물가상승률, 노동소득분배개선치 등을 근거로 ‘기본급 9.9% 인상’을, 사측은 올해 4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1% 인상’을 주장했다. 노조가 지난 12월 30일 진행된 4차 실무협상에서 ‘7% 인상’으로 인상폭을 하향 조정해서 제시했으나 사측은 한동안 1% 인상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임금협상은 해를 넘겼다.

1월 13일부터 노사 간 집중협의가 이루어졌고, 15일 저녁 ‘기본급 2.5% 인상’이라는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 16일 노조는 대의원회를 열어 잠정합의안을 추인했고, 17일 노사는 기본급 2.5% 인상에 최종 합의했다.

남성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영업이익 400억을 넘었던 작년에 임금인상률이 3.8%였는데, 영업이익 300억이 안 되는 상황에서 2.5% 인상이니 작년과 비슷한 결과”라며 “KBS 1% 인상, MBC 동결 등의 상황에서 (이 정도도)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사는 또한 17일 <자회사 미래성장기반 구축을 위한 합의문>에도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라 올해 상반기 안에 SBS의 자회사인 SBS뉴스텍과 SBS아트텍을 합병하기로 했다. 뉴스텍과 아트텍은 1998년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SBS로부터 떨어져 나온 회사로 무대제작, 컴퓨터그래픽, 영상제작 등 기술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뉴스텍과 아트텍의 합병은 노사 간 핵심쟁점이던 ‘용역비 삭감’과 연관이 있다. 뉴스텍과 아트텍은 SBS로부터 분사한 이후 ‘용역비’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는데, 사측은 2010년 이후 임금이 시장가격보다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용역비 삭감을 주장해왔다. 노조는 이에 98년 분사 당시 SBS본사가 동등대우와 3% 이윤 보장 등을 약속했다는 점을 들어 용역비 삭감에 반대했다. 노조는 용역비 감축이 자회사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11월부터 2개월 간 SBS본사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뉴스텍과 아트텍이 98년 이전처럼 자회사로 다시 들어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 지난 11월 25일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조합원들이 SBS본사 로비에서 전적 인사·신입사원 임금 삭감 등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노사는 아트텍과 뉴스텍을 합병해 비용을 절약하고, 용역비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김주연 SBS아트텍 지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측이 용역비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합병을 제안했고, 일정 부분 동의해서 합의했다”며 “회사에 따르면 합병 시 30억 원 정도의 비용이 절약된다. 부족한 부분의 해결책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상석 본부장은 “용역비에 대해선 추후 다시 재논의하기로 했다”며 “사측과 노조가 중간단계에서 접점을 찾은 셈이고, SBS 경쟁력 강화를 위해 뉴스텍과 아트텍을 합병한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신입사원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도 논의대상이었다. SBS는 지난해 8월에 열린 ‘노사 임금제도개선TF’에서 정년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임금피크제’를 제안했고, 신입사원 연봉제 도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또한 SBS는 지난해 9월 경영악화와 인력 운용의 적정화를 이유로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노사는 협상을 통해 2015년 1월 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그 대신 신입사원 연봉제를 포함한 신입사원 임금과 관련된 모든 논의를 3년 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시행 시기만 합의하고, 그 외의 세부조건은 추후에 노사합의를 거치기로 했다. 현재 전주방송, 청주방송 등 몇몇 지역민방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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