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나라 영국에는 남성들 못지않게 대단한 여성들이 많다. 이 대단한 여성들에는 60년이 넘도록 평화롭게 영국을 이끌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페미니즘에 대해 알리고 자신의 천재성을 글을 통해 드러낸 버지니아 울프, 셜록 홈즈를 쓴 아서 코난 도일에 버금가는 추리소설을 지은 애거서 크리스티, 영국병을 슬기롭게 이겨낸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영국 여성들은 남성이 지니지 못한 섬세함과 우아함으로 지금의 영국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책을 쓴 김이재 저자는 자신의 전공 분양인 지리학 연구를 위해 방문한 영국에 푹빠져 영국에 거주하면서 자신이 위대하다고 느꼈던 영국 여성 11명을 뽑아 이들의 삶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11명의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들은 자신이 꿈꾸던 삶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사회적 편견과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힘들어했다. 구한말 대한민국을 방문해 고종과 명성황후를 알현하고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책을 쓰기도 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여성에게 억압적이고 여성의 사회진출도 어려웠던 빅토리아 여왕 시절에 갖가지 병에 걸려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을 여행하며 여행 수필집을 쓰기도 했다. 버지니아 울프 또한 자신의 불우한 시절을 이겨내고 여성 페미니즘에 대해 천재적인 글솜씨를 드려내며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인 생각과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 [새책]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 김이재 지음 / (주)위즈덤하우스
 
특히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영국 여성 인권이 최하위 상황이라 여성이 활동하기에 사회적으로 제약이 많았고 이로 인해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도 막혀있었다. 김이재 저자는 여성에게 각박했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여성에게 냉담한 사회를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향해 살아온 여성들을 영국 여성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사벨라 버드 비숍, 피터 래빗 시리즈를 만들어낸 베아트릭스 포터 등을 극찬했다.

이 책 맨 처음에 등장하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에 대한 부분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깨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존경하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대한민국에서도 인기있는 외국 정치인 중 한명이다. ‘철의 여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마가릿 대처는 단정하고 깔끔한 정장을 입고 꼿꼿한 자세로 남성 정치인과 토론을 펼치며 다 쓰러져가는 영국을 다시 살려내고, 10년 넘게 영국 총리로서 자리를 지켜온 여성 정치인으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영국 내에서는 마가릿 대처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데 영국병을 이겨내고 영국을 살린건 맞지만 마가릿 대처가 통치한 지난 10년동안 영국에는 비정규직 비율은 높아졌고 대처 전 총리가 경쟁과 효율만 강조한 나머지 국민과의 소통은 무시한 채 일방적인 국정 운영만 해 국민과 정부의 사이를 갈라놓고 평행선을 달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이재 저자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다룬 것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한 나라의 총리가 되기까지의 마거릿 대처의 성공적인 인생이 영국 여성으로 대단하다고 다룬 것은 알겠지만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통치 스타일이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에 공통점이 느껴진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마거릿 전 총리를 다룬 부분을 보면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대처 총리의 이미지는 희미해진 채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가 미래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까지 쓰여질 정도이다.

여성으로서 남성도 해내지 못할 일들을 꿈과 자신감을 가지고 해낸 영국 여성들이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알리고 깊은 싶은 것은 무엇일까? 꿈은 누구든지 꿈꿀 수 있지만 꿈을 배경으로 삼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남성의 고정관념과 사회적 힘이 더 큰 보수적인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치열하게 꿈꾸고 생활하면서 자신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여성의 품위를 지키면서 남성보다 더 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내면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이 진정한 여성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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