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 우리를 더 이상 환영하지 않고 야유를 보내는 시민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힘들더라도 제 역할을 하고 난관이 있으면 투쟁으로 돌파해 권력과 함께 있지 말고 언론이 본래 있어야 할 자리인 국민과 민중과 시민의 편에서 함께 있어 달라는 것입니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위원장(사진)의 2014년 신년사 일부다. 전국언론노조는 2013년에도 열심히 싸웠지만 계속 졌다. 2012년 언론노조 소속 MBC·KBS·YTN·연합뉴스 기자·PD들은 최장기 연쇄파업으로 이명박 정부를 심판했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를 마주했고 긴 투쟁의 여파로 동력을 잃고 멈췄다. 2014년도 양심 있는 언론인에겐 시련의 세월이 될 것만 같다.

강성남 위원장은 2014년이야말로 1만 2천 언론노동자들이 다시 투쟁의 깃발을 들고 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14년 언론계 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과 새해 구상을 물었다. 다음은 7일 나눈 일문일답.

   
▲ 강성남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곧 종합편성채널 재허가 국면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종편에 대한 대응기조는 전과 변함없다. 우리는 미디어생태계를 교란하고 저널리즘을 훼손한 종편의 탄생자체를 부정한다. 종편이 없어져야 한다는 기조는 변함없다. 하지만 당장에 폐지를 달성하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어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허가 국면에서 방통위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감시하며 종편의 문제를 여론화시킬 것이다.”

JTBC의 경우 <손석희 뉴스>를 지지하는 여론과 ‘결국 홍석현 회장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JTBC 기자들의 노력에 대해 평가는 하지만, 그렇다고 종편의 탄생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원칙과 현실에서 헷갈리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JTBC 보도국의 노력에 대한 인정이 JTBC와 종편채널 전체로 확대될 수는 없다.”

해직자문제 등 노사문제가 산적한 MBC는 3월에 새 사장을 뽑는다. 어떤 입장인가.
“지난해는 답답하지만 일단 내부적으로 힘드니 두고 보자는 쪽이었는데 이제는 기간이 만료되고 있다. MBC는 해직 등 노사문제가 법으로 해결되기엔 시간이 오래 걸려 법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 올해는 사장 선임 국면에서부터 MBC의 불공정보도와 해직자문제도 본격적으로 여론화시키고,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지킬 수 있는 인사가 올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 여야가 지난해 방송공정성특위에서 공영방송 사장 자격기준으로 선거캠프나 인수위 활동 경력이 있는 사람은 3년간 사장을 못하도록 했는데, 당장 MBC 사장선임부터 지켜져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물 건너갔나.
“지배구조개선은 박근혜 후보의 공약으로 여전히 유효하다. 공영방송지배구조의 문제는 사회적 피해가 가장 큰 사안이며 동시에 부조리한 권력 중 가장 큰 권력이다. 올해도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다.”

   
▲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등 언론노조 지도부가 공영방송 정상화 등을 주장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공영방송노조가 파업 이후 투쟁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2012년 총파업 이후 지속적인 탄압에 의해 언론환경이 왜곡 될 거란 사실은 예상됐던 것이다. 현장조합원과 스킨십을 높여나갈 것이다.”

지방선거 보도가 편파적일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지상파와 종편 모두 정부의 수족으로 열심히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지상파는 경영진의 안위를 위해 움직이고, 종편은 사회적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족이 될 것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막아낼지 고민이다. 언론노동자 힘만으로는 어렵다. 어떻게 해서든지 여론화하고, 일반대중과 함께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 기존의 보도모니터링과 감시단 체제가 성공했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방법을 고민 중이다.”

올해 신문분야에서 중점을 둘 사업이 있다면.
“신문은 결국 진흥의 문제다. 올해 변화된 미디어생태계에서 신문이라는 올드매체의 진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화시켰으면 좋겠다. 신문산업진흥특별법을 보면 여러 가지 좋은 얘기가 있지만 담보되는 것은 없다. 공공인쇄나 온라인사업 등 논의를 책임지고 나서는 주체가 없다. 우선은 정부·입법·현장을 중심으로 책임질 수 있는 주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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