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동조합 파업이 사상 최장기 19째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26일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진행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6일 오후 4시 철도노조 간부들이 있는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방문해 밤샘 노사협상에 들어갔지만, 수서발 KTX 면허발급 중단과 관련해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교섭이 잠정 중단됐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2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KTX 자회사의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를 하자는 것이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인데 이에 대해 철도공사는 재량권이 없고 노조에 면허발급을 인정할 것을 요구해 진전된 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며 “결국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가 지금 풀리지 않고 있어서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어 정부의 입장과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국회에서의 논의를 촉구하며 “철도발전을 위한 국회 국토교통위 내에 소위 구성을 누차 말했고, 민주당도 몇 차례 그런 시도를 했다”면서 “만약 소위가 구성돼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한다면 철도노조도 파업을 푸는 결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전국철도노동조합위원장이 27일 교섭 결렬에 대해 재차 대화를 촉구하며 “면허 발급을 중단하면 파업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치열 기자
 
정부는 KTX 자회사 면허권 발급 중단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김 위원장은 “과거 경부고속철도 건설 과정에서도 충분한 논의 과정과 점검 과정 속에서 면허권 발급이 이루어졌고, 그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렸다”며 “지금은 법인설립이 되자마자 이사회 결정 이후 채 열흘도 넘지 않아 졸속으로 면허권을 발급하겠다는 것은 상황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신광호 국토교통부 철도과장은 “노동관계법령에 따르면 노사 간의 협상이 가능한 부분은 근로조건에 대한 부분이므로 정부에서 철도산업 면허를 부여하는 것을 노조에서 반대하는 파업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불법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을 주장하기 위한 노조와의 협상에 응하기 위해서 테이블에 나간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철도노조와 협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연혜 코레일 사장 역시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수서 KTX 법인은 혁신을 시작하는 코레일의 자회사로서 공공부문 내의 경쟁 도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파업에 가담하고 있는 직원이 27일 자정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최후통첩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