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가 조용기 목사의 재정비리 및 불륜 의혹을 전한 MBC
이 왜곡보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방영된 PD수첩 ‘목사님 진실은 무엇입니까’편에서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일가의 비리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PD수첩은 주식거래내역 분석, 전직 순복음교회 장로들의 증언과 불륜의혹 당사자인 정모씨의 육성 등 자료를 통해 조용기 목사 일가가 교회의 재산을 사적으로 유용했으며, 조용기 목사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순복음교회는 18일 보도자료를 내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과거의 사실에 관해 의혹과,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하여 재판이 진행 중인 사실들에 대해 굳이 방영을 강행한 공영방송 MBC와, PD 수첩 제작진의 진정한 제작의도를 묻고 싶다”며 “이 방송으로 교회가 그동안 해왔던 수많은 대사회 순기능적 역할은 퇴색되고 앞으로의 선교와 구제 활동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17일자 PD수첩 갈무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과 영산제자목회지연합회(영목회) 소속 목회자들은 “방송시청거부운동과 PD수첩 후원 기업 불매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기 목사가 명예회장으로 재직 중인 국민일보도 PD수첩 보도에 반발했다. 국민일보는 19일 기사 <“PD수첩은 허위 사실로 일방적 짜깁기”>를 통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내용의 방송 분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일 사설에서는 ‘일방적 매도’ ‘PD저널리즘의 폐해’ ‘황색저널리즘’ ‘기본을 망각했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PD수첩을 격하게 비난했다.

PD수첩은 17일 방송에서 국민일보가 여의도순복음교회 진상조사위원회의 ‘중간조사 발표’ 결과 조 목사 관련 의혹이 허위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지만, 중간조사 결과 발표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일보는 “‘중간발표’라고 전혀 언급하지도 않았고, 기사 제목에도 ‘교회 중간조사 및 본보 취재 결과’라고 명시했다”며 “PD수첩은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본보 보도의 신뢰성을 깍아 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일보는 PD수첩이 불륜 의혹에 대해 제기하며 당사자의 반론을 제대로 전하지 않았으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국민문화재단 측이 PD수첩 측 질문에 대한 자료와 답변을 충실히 전했는데 PD수첩이 이를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19일자 29면(종교면 1면)
 
하지만 PD수첩은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의 반론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PD수첩을 맡고 있는 김형윤 MBC PD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송하기 10일 전부터 계속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에 공문을 보냈는데, 답변을 전혀 하지 않다가 방송 당일 날 오후 2시쯤 되어 답변을 보냈다”며 “이미 제작이 거의 끝난 상황에서 답변이 왔고, 그래서 최대한 검토해 그쪽의 의견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을 반영했다. 괜한 억지”라고 밝혔다.

실제로 PD수첩 ‘조용기’편에는 많은 반론이 나온다. 국민일보는 PD수첩이 불륜 의혹의 증거로 제시한 조 목사의 여행용 가방과 옷가지는 조 목사가 정모씨에게 준 것이 아니라 여행 중 잃어버린 가방이라며 “당사자 측의 충분한 반론”이 배제되어 개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PD수첩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장이 조 목사가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반론을 펼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외에도 국민문화재단 관계자, 순복음선교회 관계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실무담당자 등의 반론을 전했다.

   
▲ 17일자 PD수첩 갈무리
 
김형윤 PD는 또한 “국민일보가 취재를 통해 진상조사위의 중간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하는데 공식적인 중간조사 발표는 아니었기에 (중간조사 결과 조용기 목사 관련 의혹이 허위라는) 국민일보의 보도는 오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일보 보도를 살펴보면, 중간조사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는 표현은 없지만, ‘의혹이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등 마치 공식적인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식의 뉘앙스를 풍기는 애매한 표현들이 있다.

김 PD는 이어 “국민일보는 이런 보도를 계속 ‘특별취재팀’ 이름으로 내보내는데, 특별취재팀이 누구인지 이름을 밝히고 써야 기사의 신뢰도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PD수첩의 이번 보도에 대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의 자체적인 조사기관을 통하여 객관적이고 철저한 검증결과를 추후 발표하겠다는 수차례의 교회 입장 전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의 방송을 강행한 MBC에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공정보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국민일보는 진상조사가 진행 중인 지난 13일, ‘중간조사 결과 조 목사 관련 의혹은 허위사실’이라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19일자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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