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지난 12일 보도한 1면 사진이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의 해당 사진 기사는 11일 경기도 의왕시 이동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찍은 사진으로, 철도파업으로 인해 “화물열차 운행 감소 여파로 발이 묶인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고 보도했다.

곧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배송하지 못한 컨테이너들이 쌓이고, 결국 물류대란이 발생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사진 속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들은 의왕시 이동 내륙컨테이너기지에 늘 쌓여있는 양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가 화물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화물운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8%밖에 안 된다”며 “특히 컨테이너의 경우 (화물트럭에 의한) 육상이동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유지업무 제도가 도입될 때도 노동위원회가 2년 간 조사를 하면서 화물은 필수유지업무에서 뺀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물론 시멘트나 석탄 등 열차로 주로 운송하는 부분에서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산업계 전반에 우리가 파업 5일 막대한 손해를 일으키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게다가 우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에 준비시간도 충분했다”며 “당황스러운 건 무리한 대체인력 투입도 그렇고 화물 운송 문제 발생도 그렇고 왜 준비가 안 된건지 내부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성룡 기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파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꼭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 시멘트 등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트럭을 통해 이동하고 있다”며 “남아있는 컨테이너는 시간이 급하지 않은 것들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업 안 할 때 가도 사진은 똑같다”며 “원래 컨테이너들이 모이는 곳이니 지극히 당연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김 기자는 “엊그제 방문했던 의왕 컨테이너 기지 내 오봉역장은 철도가 파업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화물이 없다고 했다”며 “평소 같으면 북적였을 곳인데 파업으로 물류들이 트럭으로 대체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업과 한적한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만들어낸 억지스런 사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동아일보 측은 이에 대해 “팩트를 보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승 사진부장은 “철도 파업 이후 (철도의) 화물 운송률이 36%까지 떨어져 물류대란이 현실화되어 있기 때문에 언론으로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것”이라며 “(철도가 전체 물류의) 8% 밖에 안된다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에서는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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