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외모에 자신감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당당하게 ‘제 외모는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한국인의 외모 가꾸기 열풍은 대단하다. 전 세계 언론에서 화제가 될 만큼 적극적인 나라이다. 화장품 구매력은 매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고 성형외과 의술은 세계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물론 외모를 가꾸고 관리한다는 것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을 의식해 ‘내 몸을 망치면서까지 타인의 시선에 내 외모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 정도로 비정상적이다.

   
[새책]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 한국여성민우회 지음 / 후마니타스 펴냄
 
외모가 스펙이 된 대한민국. 외모지상주의는 서비스직은 물론이고 사무직,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종을 막론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키와 몸무게를 작성하는 이력서는 사라졌지만 취업, 직장에서의 외모 관리 요구는 더 교묘하고 정교하게 체계화됐다. 취업 면접보기 전 손금시술, 성형수술은 기본적인 스펙 쌓기의 일부분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자신의 몸을 돌보고 사랑하지 않은 채, 사회와 미디어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급급해하는 여성들이 더 이상 외모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뚱뚱해서 죄송합니까?’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았던 24명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취업 면접에서 낙방한다는 취업준비생, 업무 스트레스로 살이 급격하게 쪄 상사로부터 다이어트하라는 소리를 듣는 바리스타, 살이 찐다는 불안감에 두려움을 느끼는 스튜어디스 등. 이들은 현대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외모 조건으로 인해 다양한 외모 관리에 집착해 본 여성들이다.

이 책은 성형한 여성들을 타자화하는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외모 지상주의 사회의 당사자이자 피해자로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솔직한 고백을 통해, 이들을 그렇게 만들어 온 사회 구조적 측면들에 대해 문제점을 꼬집는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우리 모두가 무심코 저지르는 몸과 외모에 대해 지적하는 외모지상주의 문화를 돌아보고, 그것이 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여기에는 허영에 가득찬 여성상이란 없으며 “외모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명언집에나 나올만한 비현실적인 ‘훈계’도 없다.

이 책은 내가 바라보는 내 몸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더 당당하게 살고, 외모에 스트레스 받지 않는 대한민국 여성으로 살아가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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