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융합이라는 말이 유료방송 시장만큼 잘 어울리는 곳은 없다. 방송사와 통신사들이 한 시장을 두고 싸우고 있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파이는 커졌지만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보면 케이블 방송사(SO)들은 2011년 64.4%에서 올해 53.1%로 급감했다. 반면 IPTV는 21.2%에서 31.3%로 급증했고 위성방송도 14.0%에서 15.4%로 늘어났다. SO들은 가입자 수는 지켰지만 늘어난 시장의 파이에 거의 손도 대지 못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케이블 가입자수는 예상보다 천천히 줄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공동주택 단체 계약이 사라지면서 케이블 가입자의 감소 폭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한정된 시장에서 케이블 MSO 5개, 개별 케이블 SO 16개를 포함해 21개의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는데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중장기적으로 CJ헬로비전과 HCN, 티브로드 등만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추이 ⓒ한국투자증권
 
김 연구원은 “케이블 가입자 수는 예상보다 천천히 줄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공동주택 단체 계약이 사라지면서 감소 폭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 이후에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신료가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디지털 케이블로 옮겨 가는 과정에서 이탈하는 비율이 상당할 거라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가격 경쟁은 케이블 사업자가 앞서 있지만 마케팅 능력은 IPTV 3사가 우위에 있고, 채널 수나 화질에 대해 가입자가 느끼는 효용 측면에서는 업체 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다만 최근 IPTV 3사가 저가형 결합상품을 출시하고 모바일까지 결합하면서 추가적으로 할인하고 있기 때문에 채널, 가격 경쟁력 외에 마케팅 능력과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이 결정적인 경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T와 SK브로드밴드, LGU+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대비 IPTV 가입자 비중은 각각 60%, 43%, 51% 수준이다. 결국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규모가 전체 방송 가입자수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거라는 이야기다. 반면 CJ헬로비전과 HCN 등은 케이블 가입자 대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비중이 각각 21%, 23% 수준이다. 인터넷 중심의 방송 확대 전략과 방송 중심의 인터넷 확대 전략이 충돌하는 상황인데 상대적으로 통신사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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