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콘텐츠 제휴 수수료 단가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3일 네이버와 여러 언론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네이버 고위 관계자가 최근 잇따라 언론사 고위 관계자를 찾아가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불만 사항을 듣고 콘텐츠 수수료 등 제휴 조건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네이버 비판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보수 성향 신문사들을 우선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요즘 네이버가 언론사를 찾아다닌다고 해서 직접 연락해서 뉴스 서비스 담당자를 만났다”면서 “콘텐츠 수수료 등을 논의했고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주기로 약속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분은 뉴스스탠드 이후 줄어든 트래픽을 보전하는 차원이라고 하지만 언론 비판을 돈으로 막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네이버와 조중동이 빅딜을 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떠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언론사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를 집중 비판했던 한 신문사는 연 30억원 수준을 요구했는데 이는 현재 이 신문사가 받고 있는 수수료의 3배가 넘는 규모고 연합뉴스에 맞먹는 수준”이라면서 “부가 콘텐츠를 포함해 100억원을 불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의 비판이 실제로 정치권에서 규제 입법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논의로 이어지면서 네이버가 다급하게 언론에 유화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포털과 언론사 콘텐츠 제휴 비용이 네이버가 130억원, 다음이 100억원, 네이트가 7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개별 언론사와 계약 사항을 철저하게 비밀로 부치고 있고 언론사 내부에서도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고위 관계자 이외에는 알지 못한다. 실제로 한 일간지는 2008년에 5년 동안 연 10억원을 받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비슷한 규모의 다른 언론사들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우리만 적게 받는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네이버의 이번 ‘작전’은 언론인 출신의 최휘영 공동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최대 포털의 공정성이 의심 받고 있고 정치적 외압 논란까지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밀실에서 언론사 관계자를 만나 계약 조건을 논의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윤영찬 네이버 미디어서비스센터 이사는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건 맞다”면서 “올려 달라고 무턱대고 다 올려줄 수는 없는 거고 언론사마다 히스토리를 보고 합리적인 수준이냐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개별 언론사 계약 조건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트래픽 감소로 언론사들이 입고 있는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세 배 수준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뉴스스탠드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이사는 “언론사 트래픽을 높이고 이용자 편의와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과거 뉴스캐스트 방식이 섞일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 이사는 일부에서 제기된 뉴스 서비스 포기설이나 뉴스 서비스 분사설과 관련,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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