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에서 오전에 방송되는 ‘정찬배의 뉴스정석’에서 진행자인 정찬배 앵커가 ‘사상검증’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정 앵커는 지난 21일 오전 방송 클로징 멘트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언급하면서 “정말로 종북이 아니라면 딱 한마디 해서 의심을 더는 건 어떨까 싶다”며 “9살짜리 이승복 어린이도 했던 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뉴스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의 발언 논란을 ‘돌발영상 플러스’ 형태로 전한 이후 한 발언이라 더 뜬금없다. 박대출 의원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의에 나선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종북말고 월북하라”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고 결국 사과까지 했다. 돌발영상 플러스는 마구잡이 식으로 '종북'이란 단어를 사용한 박대출 의원에 대한 지적을 한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정찬배 앵커가 클로징 멘트에서 이석기 의원 사태를 거론하며 위와 같이 말한 것이다. 정 앵커는 “종북 얘기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요즘 종북이냐 아니냐 통진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죠”라며 위의 말을 이어갔다. 직전 보도가 '마구잡이 종북'에 비판적이었는데, 갑자기 맥락없이 이석기 의원을 향해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해보라'는 식으로 말한 것이다.

   
▲ 21일 YTN '정찬배의 뉴스정석'에서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는 정찬배 앵커. 사진=YTN 보도화면 캡쳐
 
정 앵커의 발언은 사상검증 형태로 헌법에 규정된 ‘양심의 자유’를 훼손한 셈이다. 또한 재판중인 사건을 대상으로 이 같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임장혁 YTN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앵커로서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유치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YTN이 종편의 ‘막말방송’에 시청률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감의 발로가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TV조선 등이 극 보수화된 뉴스를 전달하고 있고 JTBC가 손석희 사장을 필두로 중도로 발을 옮긴 상황에서 포지셔닝이 애매해진 YTN 내부의 위기감에서 벌어진 '소동'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찬배 앵커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종북이 아니라는 명시적이고 공개적인 발언을 하면 ‘국민들에게 오해를 덜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취지”라며 “이승복 어린이를 언급한 것은 고민도 했는데, 문제가 된다면 과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원래의 취지는 종북논란을 벗어나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앵커는 이어 본인의 발언이 일부 보수인사들과 종편 처럼 ‘사상검증’식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절대 그들과 같은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니”라며 “그것은 정말 나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석기 의원에 대해 공격을 하는 취지가 아니라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이석기 의원에 대해 ‘종북이냐 아니냐’는 궁금증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앵커는 “확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강하게 왔다는 점에서 반성하지만, 절대 그런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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