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순복음교회 전 장로회장이  조 목사의 내연녀에게 직접 15억 원을 건넸으며 순복음교회 윤리위원회에 진술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14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장로모임)은 조용기 목사 일가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조 목사가 교회의 재정을 횡령했으며 불륜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 목사가 장로들을 통해 15억 원을 입막음 대가로 주었다고 주장했다.

장로모임이 직접 돈을 건넸다고 밝힌 이 아무개 장로(72세)는 1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 목사의 내연녀로 알려진 정아무개씨에게 돈을 건넨 것에 대해 "사실이다"고 증언했다. 이 장로는 2005년 조 목사의 은퇴를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서고 2007년에는 '조용기심장전문병원' 건립위원장을 맡는 등 조 목사의 '측근'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는 순복음교회 장로회장과 이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장로는 "처음에 25억을 요구했는데 그렇게 많은 건 줄 수 없었다"라면서 "<빠리의 나비부인>책을 보면 (돈을 준 이유를) 알 것 아니냐. <빠리의 나비부인>에 대해 거론하지 않고 존재를 나타나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한 것이다. 이 이상 거론하지 않고 조용히 하는 조건하에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로는 내연녀 의혹의 여성이 제시한 증거품에 대해서 믿을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조 목사 관련)물건 리스트를 줬고 또 증거품을 제출했다"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돈을 주고받고 물품을 주고받고 했겠냐. 그 사람이 돈을 받은 영수증이나 이런 것이 다 자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목사도 이런 사실을 아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그때 당시 그 일이 벌어졌을 때 내가 누구한테 말을 하고 돈을 주었겠나. 10년 전 15억 원이면 큰 돈인데 내가 무슨 돈으로 썼겠냐"라면서 "내가 (윤리위원회에) 진술한 내용은 사실이니 그렇게 알아라"라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 14일 공개한 순복음교회 윤리위원회 진술서에 따르면 이 장로는 "책 내용을 뒷받침 할 여러 가지 증거물을 제시받고 그 내용을 조용기 목사님께 보고하기를, 요구한 금액을 주고 해결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조용기 목사님이 승낙하여 요구한 금액을 주고 정리하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증거물 확보에 소요된 자금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 목사님이 저에게 주셔서 전달하였습니다"라며 "1차 2004년 2월 14일 3억, 2차 2004년 3월 10일 12억 총 15억"이라고 진술서에 밝혔다. 이 진술서에 따르면 증거품은 2004년 2월과 2004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진술서에서 이 장로는 "조용기 목사 부부와 누구보다도 가깝게 지냈는데 이렇게 밝히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는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보면서 이제는 (조 목사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회개하고 물러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내가 희생을 하더라도 교회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 조용기 목사의 내연녀 의혹을 받고 있는 정아무개씨가 15억원 받았다며 14일 공개한 영수증. 사진=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그는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윤리위원회 진술의 진정성을 묻는 질문에 "교회 장로는 국가법보다 교회 징계법을 더 엄하게 생각한다. 내가 나이가 몇 살이고 장로를 하는데 교회에 징계를 받으면 안 되니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면서 "진정서 내용은 사실"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이 장로모임과는 별개이며 사실을 말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로는 "나는 교인으로서 사실을 이야기 한 것"이며 "장로모임 소속도 아니고 소송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기자회견에도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순복음교회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그쪽 주장이지 사실이라고 받아들이긴 어렵다. 맞다 그르다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주장이 확실하다면 다시 고발을 하시던지. 현재로서는 그 분들이 자료를 가지고 의혹을 제기한 수준. 건넸다는 15억 원도 신자들의 돈인지 개인의 돈인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또 교회는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교회와 관련된 손해를 끼친 부분이 있다면 교회에서 특위를 조직해서 철저하게 규명을 할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 잘 처리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교회는 아직 공식적인 보도자료 등은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이 조용기 목사의 내연녀 의혹을 받고 있는 정아무개씨가 15억원 받았다며 14일 공개한 영수증. 사진=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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