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다른 기업들을 통해 채널A에 110억원을 우회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대한항공이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구속)을 거쳐 채널A에 100억을 투자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런 우회적 차명투자는 종편 승인 즈음에 실제 투자자를 숨기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방송법 위반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어, 내년 3월 종편 승인 재승인을 앞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1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투자 내용을 폭로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고월과 동아일보는 60억원치의 부동산과 현금을 상호 맞교환했다. 
 
   
▲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이경재 방통위원장에게 채널A 투자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의 차명회사로 알려진 '고월'은 2011년 채널A에 60억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고월이 짓는 '아름다운CC' 골프장의 타운하우스를 60억원치 분양받았다. 최 의원은 "한마디로 고월은 동아일보 돈으로 채널A에 60억원을 출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채널A 간부가 등장한다. 최 의원은 "김 전 회장은 고월과 동아일보의 거래가 동아일보의 핵심간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간부는 동아일보 출신으로 채널A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고월과 동아일보의 거래는 명백한 허위에 의한 승인에 해당한다"면서 명백한 승인 취소 사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고월이 출자한 60억원의 실제 주인이 동아일보가 됨으로 동아일보의 채널A 출자액은 1255억원이 되고 지분은 30.79%가 되어 소유지분한도 30%를 초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환인제약'은 2011년 4월 채널A 주식 50억원을 취득했는데, 동아일보는 비슷한 시기에 환인제약의 주식 50억원 어치를 취득했다. 최 의원은 "동아일보 돈을 채널A에 투입하면서도 지분한도 초과와 주요주주 지분율 변경을 피하기 위해 고월과 환인제약 등 다른 법인과 돈을 맞바꾸는 꼼수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채널A
 
또한 대한항공이 '리앤장실업'을 거쳐 우회투자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전 회장의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리앤장실업'은 2011년 3월 채널A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최 의원에 따르면 리앤장실업이 채널A에 출자한 100억원 주식이 채널A의 승인장 교부(4월) 1주일 뒤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갔다. 이 채널A 주식은 대한항공의 종속회사인 ‘한국공항주식회사’과 ‘정석기업주식회사’가 나눠 샀다. 
 
최 의원은 “대한항공이 TV조선에만 300억원을 출자한 사실이 종편 승인 과정에서 드러나자, 채널A 등 다른 종편의 '출자 압박'을 받고 자신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차명투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들은 법적인 문제를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고, 법적으로 문제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홍성규 위원은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고, 양문석 위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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