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상파 3사 편성본부장은 오는 21일부터 주중 밤 10시대 드라마 편성 시간을 72분에서 67분으로, 밤 11시대 교양·예능프로그램 편성 시간을 80~90분에서 75분으로 단축하기로 지난달 26일 합의했다. 
 
SBS 편성팀 관계자는 “드라마 방송 시간이 늘어나고 그 이후 방송되는 11시 프로그램의 경우 밤 12시 40분까지 방송되는 등 타 방송사보다 먼저 프로그램이 끝나면 경쟁력이 없는 것처럼 여겨져 방송 시간 늘리기 경쟁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이에 따른 제작비 부담도 늘어나고, 너무 늦은 시간대에 끝나는 건 시청자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라 생각해서 이런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 2008년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을 72분 이내로 제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역시 무한 경쟁으로 인해 방송사가 받는 피해와 제작 여건 악화를 방지하려는 취지였다.   
 
이번 결정은 최근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의 위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방송법에 따르면 드라마의 방송 시간은 광고를 포함해 총 80분으로 제한돼 있는데, 광고가 팔리지 않는 드라마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방송사간 과열 경쟁으로 드라마 시간을 늘렸지만 제작 환경이 열악해졌고, 광고가 ‘완판’되는 드라마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방송 시간과 관련해 지상파 3사 편성본부장이 합의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번 결정이 지속될 것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드라마 ‘72분룰’도 지난 2월 수목 드라마 경쟁이 치열해지자 합의가 깨지기도 했다. SBS는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1,2회 연속 편성했고, MBC 역시 <7급 공무원>을 75분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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