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뉴스는 달랐다. 기존 뉴스와 차별화된 뉴스를 하겠다고 공언한 손석희 JTBC 보도국 사장의 말처럼 ‘손석희 호’의 첫 <뉴스9>은 확실히 달랐다. 

1분 10초가량의 리포트가 30개 이상 나열된 뉴스가 아니었다. 보도 건수가 확 줄어들어든 대신 하나의 내용을 다양한 방식으로 10분 이상 보도하는 ‘묶음 뉴스’가 나타났다. 중계차를 연결해 앵커가 직접 취재원을 인터뷰하기도, 취재원이 직접 스튜디오로 나와 앵커와 대담하기도 했다. 또 그날의 ‘핫’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뉴스룸’ 코너도 생겼다. 뉴스 마지막에는 앵커 곁에 스태프들이 모여든 스튜디오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며 배경음악으로 팝송을 틀었다.

일단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다. 시청률도 2.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광고 제외)를 기록해 종편 메인뉴스에서 첫 1위를 차지했다. 언론계의 첫 반응은 “역시 손석희구나”다. 매끄러운 진행방식과 르몽드의 ‘모든 진실을’ 인용한 첫멘트가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지상파 방송의 고질적인 ‘백화점식 나열 보도’를 탈피하고 중요한 사안 몇 개를 10분 이상씩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 9월 16일 JTBC 뉴스9 화면 갈무리
 

익명을 요구한 SBS 기자는 “기존에 지상파가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JTBC가 보여줬다”며 “지상파 방송에서도 심층적으로 보도하자는 내부 요구가 많지만 쉽게 틀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손석희 앵커는 우리나라에서 자타공인 최고의 진행자로 알려져 있다”며 “그 명성에 걸맞게 질문수준이나 진행흐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석희의 시선집중>의 보이는 라디오 버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시선집중 포맷과 미드 <뉴스룸> 포맷을 섞어 놓은 방식에 보도의 긴장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수현 언론개혁연대 정책위원장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방식은 7080이었다”며 “뉴스가 스피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채 위원장은 “앞으로 중립을 지키고 갈 것인지 의문”이라며 “언론 보도는 스타플레이어 한 사람이 다 커버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MBC 기자는 “여론조사를 하는 건 중요하지만 실시간 여론조사는 위험할 수 있다”며 “여론조사는 조사의 방법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결과를 발표할 때도 정리를 잘해야 하는데 실시간으로 이를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에 JTBC 측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JTBC 이요한 PD는 “묶음뉴스, 뉴스룸, 엔딩에서 배경음악이 깔리는 등의 형식을 고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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