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무릎 기도사건(PD수첩)', '한진중공업 희망버스(PD수첩)', ‘남북경협중단 1년 그 후’(PD수첩),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MBC 스페셜), ‘누구를 위한 한강변 개발인가?’(PD수첩), '제주 7대 자연경관'(PD수첩)…

윤길용 울산MBC 사장이 MBC 시사교양국장으로 재임했던 2011년 2월부터 11월, 불방되거나 축소방송 되어 논란을 일으킨 방송들이다.

그 윤 전 국장이 13일 오후 서울남부지방법원 310호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MBC 파업 징계자(정영하외 43명) 들이 제기한 징계무효소송 공판에 MBC쪽 증인으로 출석한 것. 이날 공판에서는 공정성을 판가름 할 수 있는 잣대로 이 주로 거론됐다.

윤 전 국장 재임 당시 에 대한 압박은 유독 심했다. 불방과 축소방송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간판PD인 최승호 PD를 비롯해 PD 6명이 다른 부서로 전출당했고, 작가 6명이 전원 해고됐다. 'PD수첩 죽이기'라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MBC PD수첩 작가 6명 전원 해고 파문>)

   
 
 
당시 인사를 주도한 윤 전 국장은 "1년 이상 근무자 무조건 이동"이라는 원칙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MBC PD협회는 MBC에서 27년간 근무한 윤 전 국장을 제명했다. 윤 전 국장의 제명은 MBC PD협회 역사상 최초였다. (관련기사:<MBC PD협회 “윤길용·이우용 제명”>)

의 수난은 MBC 내외부에서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김재철 전 사장 취임 이후 MBC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됐다며 파업에 돌입한 MBC노조도 MBC 통제가 공정성 훼손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은 1990년 탄생 이후부터, PD저널리즘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관련기사:<최승호PD 해고는 철저한 기획 작품, 탐사 저널리즘 뿌리뽑기>)

그러나 이날 윤 전 국장은 을 감시, 탄압했다는 노조 측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불방, 축소 방송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없다" "시청률이 낮다" "정치적 폭발력이 강해서 방송이 힘들다" "치우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윤 전 국장의 말에 MBC 노조측 변호사는 정치적 폭발력이 강했던 아이템이 가장 시청률이 좋았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는 "2010년도에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등 화제작이 방송됐다. PD수첩 최고의 한 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국장은 당시 프로그램이 법률적 제도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오히려 아쉽다고 답했다. 윤 전 국장은 "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아쉬워 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측 변호사는 윤 전 국장이 시청률을 중요시 했지만 2011년에는 오히려 의 시청률과 신뢰도 모두 하락했다고 말했다. 시사인의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의 2011년도 신뢰도는 2010년도의 5분의 1 남짓이다. 닐슨리서치에 따르면 시청률 역시 7%대에서 5.4%대로 하락했다. 이에 윤 전 국장은 "시청률은 프로그램에 따라서 들쭉날쭉"이라며 "올라갈 수 있는 단계"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윤 전 국장이 생각하는 다운 기획은 무엇일까. 윤 전 국장은 사이비 종교 관련 기획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이비 종교를 많이 했다. MBC에 신도들이 쳐들어와서 방송도 중단됐다"면서 "그런 아이템이라면 무릅쓰고 방영한다"고 말했다.

"신문 톱 기사는 PD수첩에서 못 다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남들 톱 기사를 뒤따라 간다면 PD수첩 자존심이 상한다"면서 "독자적으로 해야지. 시사인이나 한겨레21보고 한번 해보자는 식은 안 된다. 톱 기사 따라가는 것, 원치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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