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는 '다채널(MMS) 서비스'의 허용을 위해선 직접 수신율 확대가 전제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7% 수준인 직접 수신율이 2017년 30%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가 29일 서울 종각 서울YMCA에서 개최한 '디지털 전환 평가 및 이후 과제' 토론회에서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MMS 허용에 있어 직접 수신율 증대가 전제 조건이 돼야 하며, 재방송 비율과 채널의 공익성 등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MMS는 주파수를 쪼개서 여러 개의 채널을 전송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SBS-1, SBS-2와 같은 채널을 만들 수 있어 지상파 채널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 가입자가 줄어들고 직접 수신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EBS에만 MMS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팀장은 "직접 수신율 증대에 대한 목표치가 분명해야 한다"면서 2017년까지 3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수신율을 목표치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 DTV전환감시시청자연대는 29일 오후 서울 종각 서울YMCA에서 '디지털 전환 평가 및 이후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병철 기자
 
또한 한 팀장은 2012년 말 진행된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시청환경 변화와 시청자 편익의 증대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 정책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직접 수신율 확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상파 직접 수신율이 7% 수준으로 떨어져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보는 가구는 적었다. 지상파 방송 직접 수신율은 2006년 17.6% → 2007년 11.9% → 2008년 9.8% → 2009년 12.1% → 2010년 9.7% → 2011년 9% → 2012년 7.9%로 떨어졌다. 
 
한 팀장은 "직접 수신환경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유료방송 가입구조의 고착화로 90% 이상의 시청자가 유료방송을 시청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기준 케이블 방송 가입자는 총 1482만명이다. 이중 아날로그 가입자는 931만명(63.1%)이며 디지털 가입자는 551만명(36.9%)이다. 
 
미래부 "MMS 도입 명분 없지만, 직접 수신율 확대 노력해야"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직접 수신율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가 초래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에 참가한 이재범 미래부 디지털방송정책과 과장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수신율 문제를 20년 넘게 방치했다"면서 "시청자의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보고 있기 때문에 MMS 도입 등에 대한 명분이 상당히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과장은 "지상파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미래부도 지금이라고 (직접 수신율 확대를) 하자는 것"이라며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상파로) 무료방송을 다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난시청 해소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근 MBC 디지털기술국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은 지상파에 있다. 앞으로는 더 수신 환경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수신율 30%가 (지상파의) 꿈이다. 지상파의 플랫폼화, 권역 확대를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건식 SBS 기술기획팀 부국장은 "SBS의 지역 커버리지는 80%를 간신히 넘는다"면서 "우리도 상당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지역 민영방송과 기술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또한 MMS와 울트라HD 방송 도입을 위해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칠성 KBS 방송시설국장은 "MMS가 허가됐더라면 아마 직접 수신율이 떨어지지 않고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한 후 "난시청 해소를 위해선 700㎒대역 주파수의 방송용 할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30일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을 만나 난시청 해소 등에 대한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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