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스마트폰 게임이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구글플레이에 올라와 논란이 일자 23일 노무현재단이 구글 측에 항의해 삭제됐다. 하지만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 게임이 계속 유포되고 있어 노무현재단은 사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안영배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2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구글 측에 해당 앱이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고 음성 등 저작권 문제가 있어 공식적으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그런 식의 모욕은 상식과 도덕에 비춰볼 때 도저히 용납이 안 돼 사법적으로 엄정 대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카이 운지’라는 이름의 이 게임은 지난 22일 구글플레이에 1000원의 유료 앱으로 등록된 후 23일 무료로 전화됐다. 자신을 일베 회원이라고 소개한 개발자 ‘YaFeelSoGood Games’은 “22일 올렸을 때는 그냥 생각 없이 가장 낮은 1000원에 올렸는데 많은 이용자가 유료로 하지 말자고 해서 무료로 바꿨다”고 밝혔다. 24일 현재 구글플레이에서는 해당 앱은 삭제된 상태다.

   
▲ '스카이 운지' 스마트폰 게임
 
문제는 이 게임의 이름부터가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운지’는 일베 회원들이 주로 쓰는 용어로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사망한 것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이는 1990년대 모 드링크 음료 광고에서 주인공이 바위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빗댄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의 내용 역시 노 전 대통령을 얼굴을 코알라 사진과 합성해 희화화한 ‘노알라’ 캐릭터가 등장해 공중에서 낙하하며 계란과 부엉이를 피하면 점수를 획득한다. 또 게임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미사일을 타고 나오기도 하며, 주인공 캐릭터는 마지막에 비명과 함께 부엉이바위로 추락한다.

이에 노무현 재단은 지난 23일 이 게임에 대해 구글플레이 측에 앱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비꼬는 앱 이름 자체도 문제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게임이 유료로 팔리고 있는 것도 충격적”이라며 “충격을 떠나 분노를 금할 수 없고 인간적인 회의를 느낀다. 이성을 찾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현재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에서는 삭제됐지만 일베 등에서는 컴퓨터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과 다른 경로로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당분간 문제의 게임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확산될 전망이다.

많은 누리꾼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해당 게임을 부적합한 콘텐츠로 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도성 한겨레TV PD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전두환이든, 강하게 비판할지언정 그들이 죽은 후 그들의 죽음을 조롱의 소재로 삼을 엄두가 전혀 나지 않는데, 급기야 스카이 운지라는 게임까지 등장한 것을 볼 때 인성 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게 된다”며 사법처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인디 게임 개발자도 페이스북에 스카이 운지 철퇴 운동을 벌이며 “사회에서 여러 눈치를 받으면서도 우리 한국 개발자들은 꿈을 갖고 열심히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며 “이런 개발자라고 부르기도 창피한 인간들 때문에 게임 개발자들의 명예가 더럽혀지고 게임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까 봐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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