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방송사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 최근 매주 열리는 촛불문화제 현장에 가면 꼭 보이는 언론사 천막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다. 

<국민TV>는 TV방송 15개 중 ‘권력과 자본’의 편이 아닌 방송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난 3월 협동조합 언론사로 출범했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 야권 지지자의 “우리 방송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협동조합 출범의 계기로 작동했다.

현재 18,0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국민TV>는 서영석의 타임라인, 윤덕원의 보편적인 노래, 서영석의 라디오 비평, 라디오 드라마 나비효과 등 데일리 라디오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있다. 7월 중순에는 인터넷 신문을 만들었다.

17일 열린 8차 촛불문화제에도 <국민TV> 천막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날 김용민 PD는 자신의 책 ‘한국 종교가 창피하다’의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곧장 서울광장으로 합류했다. 같은 날 3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김 PD의 출판기념회에서도 그는 책 홍보 보다는 촛불 문화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 17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국민TV> 김용민 PD가 출판기념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이하늬 기자
 
김 PD는 출판기념회를 찾은 독자들에게 “어제 청문회를 보셨냐”면서 “물타기, 본질 흐리기만 하면 이번 국면을 넘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굉장히 오판이다, 분노를 더 커지게 하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16일 국정조사에 핵심증인으로 참석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도 죽을 때까지 호가호위 하면서 살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잘못된 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응분의 대가를 치른다, 절망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에 출판기념회에 참가한 독자들도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독자들 촛불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인지 손에는 등산용 돗자리 등이 들려 있었다.

출판기념회 직후 그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을 ‘유사언론인’이라 칭하면서 “언론이 타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관찰자 입장에만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지금 국면에서는 참 비겁한 것”이라며 “기자이기 전에 인간이고 PD이기 이전에 인간이다, 이 말은 주권을 가진 시민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인들에게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강기석 선배가 쓰신 책을 보면 87년 6월 당시 체육기자인 선배가 취재기자인척 하면서 차도와 인도를 넘어다니다가 결국은 차도로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지금 기자들도 차도로 넘어와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제 기자들도 분노할 때가 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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