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며 장외 투쟁을 벌이던 전순옥 민주당 의원(60)을 폭행한 혐의로 어버이연합 회원 노인 3명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전 의원이 오늘 오후 6시10분쯤 서울 시청광장 인근의 국가인권위원회 청사 앞 도로에서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당보를 배포하던 중 노인 3명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노인들이 승강이를 벌이면서 유인물을 뺏으려고 하다가 전 의원이 밀려 넘어졌다”며 “이들 노인은 어버이연합 소속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전순옥 의원. 사잔=전순옥 의원 홈페이지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들은 어버이연합 회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전순옥 의원이 전단을 나눠 주는데 우리는 필요 없으니까 찢은 걸 가지고 말싸움을 하다가 회원들이 밀치자 전 의원도 넘어졌다”며 “우리가 직접 민 것도 아니고 당직자들에 부딪혀 넘어졌다가 바로 일어났는데 병원으로 간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추 사무총장은 “직접 몸싸움에 가담한 회원은 69세 노인 한 명이고 나머지 두 명(66세·73세)은 옆에서 증인을 섰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었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인들은 입에서 술 냄새가 심하게 나는 등 음주 상태였으며 부상당한 전 의원은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해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됐다.

가해자 3명은 곧바로 서울 중구 태평로 파출소로 연행돼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남대문경찰서 경무과로 이관됐다. 태평로 파출소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전순옥 의원은 1970년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분신 항의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으로 민주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달 29일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 집회장 맞은편 동아일보(채널A)사옥 앞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회원들 맞불 집회.
이치열 기자 truth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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