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박 대통령과 주변인사들을 빗대어 “쥐새끼들이 득시글거린다”는 개그맨 노정렬씨의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의 풍자 발언들 두고 조중동 등 일부 언론이 ‘막말’이라며 비판하자 노정렬씨가 “조중동과 새누리당의 표심왜곡,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후안무치, 인면수심 태도에 비춰볼 때 내 말은 막말이 아닌 착한 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사상 최고의 막말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1992년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며, 박 대통령이 저도에서 휴가를 다녀온 뒤 그를 비서실장으로 기용한 것이야말로 최악의 막짓이라고 풍자했다. 조중동이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에는 입다문채 자신의 말 한마디를 막말로 몰아붙이는 것은 저열한 짓이라고도 비판했다.

노씨는 당시 3차 촛불문화제가 열리기전 민주당 주최 '2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쥐죽은 듯이 박수치면 안된다, 새끈하고 화끈하게 처부러야지, 요즘 쥐죽은 듯이 조용히 (박수를) 치니 쥐새끼들이 득세한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하나라고 불러도 되겠죠, (이 정부들은) 귀가 어둡다, 보청기 달아줘야 한다, 공생하라 했더니 국민 고생시키고, 상생하라 했더니 국민 살생하고 있다, 서민경제·남북관계·4대강·내반쪽인 노무현을 죽였다” 등의 발언을 했다. 그러자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들이 12일자에서 일제히 ‘노정렬 막말’이라고 썼다.

노정렬씨는 1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누구인지 알만하지만 특정않는 것이 개그의 방식인데, 앞뒤 맥락 무시한 채 선정적 표현으로 ‘막말’로 몰아붙인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전현 정권을 빗대어 ‘새끼들’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노씨는 “국기를 뒤흔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민국 사람들처럼 온순하고 평온하게 항의하는 것에 대해 위정자들이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하는데, 현직 대통령이 책임지는 자세는커녕 ‘나몰라라’ 하는 것은 후안무치하고 인면수심에 다름아니다”라며 “특히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원칙’에 맞지도 않으며, 분노한 민심을 알아달라는 취지에서 격한 표현을 쓴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개그맨 노정렬씨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집권 초기에 ‘환생연극’을 통해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육XX’ ‘시XX’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개구리에 비유했을 때 박 대통령은 옆에서 웃으며 박수치기도 했다”며 “이는 개그영역도 아닌 욕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노씨는 “그랬던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과거 행적은 외면한 채 이런 정도의 풍자마저 정치적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매우 후진적”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할 수 있듯, 국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쥐든, 닭이든 비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씨는 “도대체 어느나라 정부요원들이 대선 정국에서 야당 후보를 ‘인종갈등 부추기는 자’, ‘악의 축 세력’으로 몰아가느냐”며 “국정원 직원이 댓글단 것을 ‘그럴 수 있다’는 둥 따지는 것은 양심이 없는 노릇이다. 경찰청장의 고의 허위발표까지 한 부정선거엔 입다문 조중동이 내 말 한마디를 막말로 몰아붙이는 것은 저열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노씨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막말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막말보다는 박 대통령의 막짓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막말도 문제지만, 막짓이 더 문제”라며 “몸과 행동거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중산층 서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기득권 유지하고 대선에서 어떻게해서든 관권 동원선거를 통해 표심을 왜곡하고 조작했느냐와 비교해보면 내 말은 착한 말”이라고 밝혔다.

쥐새끼가 누구를 지칭하는지에 대해 노씨는 “쥐나 닭을 풍자에 이용하는 것은 맞다. 누구를 지칭하지는 않지만 누구인지는 다 안다”며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며, 누군가가 자신이 지칭당했다면서 항의한다면 나는 부인할 것이다. 새누리당과 관권 불법선거를 통해 혜택을 본 사람들이 한 막짓과 60년 간 사람 죽여놓고 발뺌한 정권, 도둑질 해놓고 거짓말한 사람들, 돈 있으면서 없다고 한 사람들의 행위를 지켜봤을 때 난 한 점 부끄럼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 자신의 발언 직후 민주당 의원들이 곤혹스러워했다는 중앙일보 동아일보 보도 등을 두고 노정렬씨는 “일부 언론의 물타기이자 내부분열을 노리는 주장”이라며 “김한길 대표 스스로도 자신이 ‘나서서 싸울 때는 싸우며. 새누리당 강경파가 자기를 장외로 나오게 한 것’이라고 할 정도”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대선 불복세력과 동거하고 있다’는 동아일보 사설에 대해 노정렬씨는 “민주당 주장이 ‘대선 무효, 정권 사퇴’까지 가지 않으니 그렇게 쓴 것이겠으나 중요한 것은 국민의 민심이 어디까지 번지느냐에 있다”며 “박 대통령이 사과발언이라도 하는 것이 불을 끄는 일일텐데, 정작 박 대통령은 사상최고의 막말을 한 인사를 비서실장에 앉히는 막짓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국정원 규탄 범국민촛불문화제.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씨는 최대의 막말을 두고 “김기춘의 ‘우리가 남이가’인데, 진짜 국민의 삶을 살생하고 불법선거를 강행한 김기춘의 발언이야 말로 최고의 막말이자 막짓”이라며 “저도로 휴가를 다녀온 박 대통령은 유신의 핵심이자, 막말의 핵심, 부정선거의 주범 김기춘을 비서실장으로 앉힌 것이야말로 막짓”이라고 말했다.

촛불시민을 들어 대선불복세력이라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의 주장에 대해 노정렬씨는 “내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보니 ‘대선무효·사퇴까지 가야 한다’는 의견이 70%,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대통령 사과가 30% 수준인 반면, 민주당에선 60~70%가 박 대통령의 사과 정도를 요구하는 것 같다”면서도 “이런 민심을 불복세력으로 모는 것은 청와대와 조중동의 자유이겠으나 이는 불복의 문제가 아닌 헌법수호와 주권회복의 문제”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행보에 대해 노씨는 “너무 늦었다. 9개월째 실정하듯 민주당도 실기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대선불복이 아니다’라고 단정한 것은 비겁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노씨는 “향후 합법 투쟁을 통해 불복세력으로 비칠까 좌고우면할지,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고 싸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이 문제는 헌법에 관한 문제이므로 떳떳하다면 더욱 강하게 나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민주당의 태도에 답답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미쳤다고 더운날 5만 명 10만 명 나와 외치겠느냐. 안 외치면 억울해서 죽을 것 같으니 나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런 민심을 생각해야지, ‘100만 명이 나와야 움직일 것’이라며 좌고우면하는 분위기이다. 대선의 판 자체가 잘못됐으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워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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