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에 100억원을 투자한 회사가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자금세탁용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배임과 횡령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최근 법원의 판결로 공개된 종합편성채널 투자 법인 명단에 따르면 리앤장실업은 2011년 초 채널A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거액 투자에는 수상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리앤장실업은 부동산 임대업과 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하며 2010년 12월 3일 설립됐다. 그런데 법인 설립 후 3~4개월만에 100억원을 채널A에 투자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5000만원이다. 
 
뉴스타파가 리앤장실업의 사무실을 취재한 결과, 4평 남짓의 공간으로 6개월 전부터 비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취재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그야말로 동네 상가건물 안에 세탁소와 옷수선점 등이 함께있는 점포 공간"이라며 "도저히 종편에 100억원을 출자한 법인이 있던 곳으로는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 채널A에 100억원을 투자한 리앤장실업의 사무실 ⓒ최민희 민주당 의원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리앤장실업의 전 이사는 "(나는) 설립단계에 도와줬을 뿐, 리앤장실업은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라고 말했다. 그는 "리앤장실업은 100% 김찬경 전 회장의 것"이라며 "미래저축은행의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만든 자금세탁 회사"라고 덧붙였다. 
 
리앤장실업 뿐만 아니라 채널A 투자에는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자본잠식 상태에서 거액을 출자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다수 나왔다. 
 
중소기업인 이앤티는 2010년 말 자산총액이 97억원인데, 2011년 초 203억원이라는 거액을 채널A에 투자했다. 또한 2010년 말 156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였던 고월은 2011년 초 채널A에 60억원을 투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으로 구성된 '종편·보도전문채널 검증 태스크포스팀'은 "2010년 말 종편 사업자 선정 후 출자 철회와 감액으로 채널A의 투자액(4076억원) 중 915억원이 줄어들었다"면서 "(이를 메꾸기 위해) 짧은 기간 신규 출자를 모집하면서 채널A가 무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의혹이 제기된 투자 법인들은 기타주주이기 때문에 이들의 재무건전성 등은 종편 승인 심사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는 많게는 10억원, 적어도 1% 이상 주주들에 대해서는 주요주주와 똑같은 기준으로 다시 종편 주주의 자격이 있는지, 자본이 건전한지 등을 다시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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