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4시 3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가 6일 오전 11시27분(현지시간) 착륙 도중 활주로에 부딪히며 307명(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중 중국인 승객 2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다. 

종합일간지는 1면부터 주요 면을 활용해 긴박했던 사고순간과 사고 원인, 피해자 보상 등을 다루었다. 정확한 대처로 참사를 면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한편, 조종사 문제로 참사가 일어났다는 의혹도 나왔다. 다음은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아시아나기 미 공항 착륙사고…동체 탔지만 대참사 면했다>
국민일보 <‘메뉴얼의 기적’ 307명 중 305명 살았다>
동아일보 <기적의 탈출…아시아나기 최악은 피했다>
서울신문 <아시아나機, 美서 착륙중 사고…동체 불타고 2명 사망>
세계일보 <‘비상탈출 데드라인’ 지켜 희생 줄였다>
조선일보 <10분의 기적…국적‧인종 달라도 침착한 탈출>
중앙일보 <사고기 조종사는 B777 운항 경력 43시간뿐>
한겨레 <아시아나 사고날 때까지 이상감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777여객기 사고의 재구성

   
▲ 경향신문 1면.
 
   
▲ 국민일보 1면.
 
   
▲ 조선일보 1면.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보잉777여객기는 사고 당일 오전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왕복(OZ 112편)했다. 오전 10시에 떠나 다시 인천공항에 오후 2시40분에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4시35분에 샌프란시스코(OZ 214편)를 향해 떠났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최대 1시간55분가량의 운항 점검 시간을 가진 셈이다. 한겨레는 “사고 항공기는 지난 6월2일에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문제가 생겨 20시간 넘게 엔진 정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현지 기상상황은 좋았으며, 착륙 전까지 사고 징후는 없었다. 조선일보는 “탑승객들은 전혀 사고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2명은 예멍위안(16)과 왕린자(17)라는 중국 여학생들로, 여객기 뒷부분에 타고 있다가 충돌 시 기체가 부서지면서 밖으로 튕겨 나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부상자 중 40여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한국인 5명을 포함해 10명가량은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승객은 중국인이 많았다.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미국으로 가던 중국인이 14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77명, 미국인 61명 등이 있었다. 경향신문은 “사고기 뒷부분이 부서지고 동체에서 불이 나는 대규모 사고였지만 이례적으로 사망자는 적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승객은 착륙 직후 빠르고 질서 있게 대피해 피해가 줄었다. 착륙 뒤 30초 정도 지나 비상탈출구가 열리면서 승객들이 차례로 탈출했다.

아시아나 항공 창사 이래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국민일보는 “승무원과 승객들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이 최악의 참사를 막았다”며 “이번 사고의 특징은 대다수 대형 항공 사고와 달리 탑승객 상당수가 부상도 입지 않고 생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목격자 증언대로 현장은 참혹했지만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대응에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또한 “침착한 대응 덕에 악몽에서 기적의 순간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사고 원인, 조종사 실수인가 바퀴문제인가

쟁점은 사고 원인이다. 경향신문은 사고기의 착륙장치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장이 착륙장치 결함을 알고 동체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신상준 교수는 “목격자 증언을 보면 꼬리 부분이 먼저 바닥에 닿았다고 하는데 이는 착륙 당시 비행기 앞부분이 정상치보다 더 올라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다른 국제공항보다 착륙하기 까다로운 곳으로 알려졌다”며 “사고 당시 착륙을 도와주는 계기장치도 고장 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도 “계기착륙 시스템의 글라이드 슬로프(고도정보 제공 시스템)가 고장 나 전자동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착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신문 1면.
 
국민일보는 홍성경 세종대 항공우주학과 교수 말을 인용해 “착륙 과정에서 꼬리날개가 먼저 닿았다는 것은 기체 결함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착륙 때 랜딩기어가 안 펴지면서 바퀴가 내려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나 항공측은 “네 명 모두 비행시간이 1만시간을 넘거나 육박하는 베테랑”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착륙 직전 조종간을 잡았던 이강국 기장(46)의 경우 비행시간이 9793시간에 달했지만, 최근까지 A321기 등을 몰다 B777기를 조종한 시간은 43시간이었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조종사의 실수에 무게를 실었다. 이 신문은 국토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강국 기장이 기장석에 앉아 조종간을 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비행은 교관인 이정민 기장과 교육훈련생인 이강국 기장의 교육훈련비행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항법유도장치 고장 사실은 전 세계 항공사에 미리 통보된 상태였다”고 보도하며 교육훈련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신문은 “착륙과정에서 조종을 맡은 이강국 기장은 B777 기종으로 전환훈련을 받던 중이었다. 이 기종 운항 경력이 43시간이었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초행이었다. 착륙과정에 무리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역시 “B777을 43시간 몰아본 이씨가 이번처럼 수동 착륙을 할 경우 해당 기종과 활주로가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라 보도했다.

   
▲ 중앙일보 1면.
 
한겨레는 “꼬리가 활주로에 먼저 닿으려면 기체의 각도가 지면과 18도 이상 벌어져야 한다”며 “정상적인 착륙 과정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각도”라며 조종사 과실 또는 수평 장비 등의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항공기 조종사가 정상 착륙지점 또는 고도를 착각한 경우 급하게 기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도 보도했다.

CNN은 6일 아시아나 여객기가 착륙에 앞서 관제탑에 응급 차량 대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측은 기체에 이상이 있으면 아시아나항공 통제센터에 자동으로 메시지가 뜬다고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착륙 전 5분에 대한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항공기는 착륙 5분 전부터 관제탑과 긴급 상황에 대한 교신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전 비상상황에 대한 교신은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기장은 사고 발생 1분 15초 뒤 관제탑에 구급차를 요청하는 호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나 기장이 착륙 전에 이상을 감지했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보상금은 최대 2억 7000만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고여객기는 엔진을 포함해 총 1480억 규모의 보험을 들었다. 보험사들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사고여객기의 보험 분담비율은 외국계가 97.45%”라고 보도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탈출 직후 현장 사진과 함께 사고 소식을 트위터로 전한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부사장을 소개하며 “실리콘벨리에서 미디어사업과 인수합병 전문가로 유명한 인물”이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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