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문은 전체조합원의 53.5%인 243명이 응답했다. 조합원들은 ‘구성원들의 사기가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6.3%가 ‘낮다’고 답했다. ‘매우 낮다’고 응답한 조합원도 21.3%로 나타났다. 사기가 ‘높다’는 응답은 0.8%에 불과했다. 조합원의 10명 중 8명은 사기가 낮다고 응답한 것이다.
동아일보 노조는 “동아일보의 사기 수준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쇄도산 위기에 직면한 조선업 수준”이라는 한 컨설팅 전문가의 의견을 전하며 “사기가 낮아지면 몰입도가 떨어져 소속감이 줄고 희생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성과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기가 낮다고 응답한 조합원의 29.9%는 ‘사측의 비전 부재 및 (비전에 대한) 공유 부족’ 때문이라고 답했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답도 25.4%나 나왔다. ‘고강도의 업무환경’ 탓이란 응답도 14.8%로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동아일보가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ABC협회가 공개한 2011년 신문사 인증부수에 따르면 동아일보는 유료부수 75만부(월 단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조선일보는 135만부, 중앙일보는 94만부의 유료부수를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2002년 유료부수가 153만부였으나 10년 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 지난 6월 발간한 동아일보 노동조합 기관지 '동고동락'. | ||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은 지난 5월 TV조선과 함께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두고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지면을 통해 ‘북한군 개입설’을 비판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노보에 따르면 한 편집국 조합원은 동아일보의 미래를 위해 “조중동, 보수매체라는 틀이 아닌 동아일보만의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도 “'조중동' 중의 하나가 아닌 동아일보를 내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편집국 조합원은 “매일 같이 자기 검열을 한다. 두려움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사기 진작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합원들은 ‘사측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 제시 및 구성원 간 공유’(42.6%)를 우선으로 꼽았다. 조합원들 가운데는 “경영진과 구성원 간 열린 대화의 자리를 정례화하자”는 이야기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