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지회장 17명이 한국일보 기자들의 편집국 정상화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편집국 폐쇄’라는 사태의 심각성과 한국일보가 전체 언론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진보·보수매체 구분 없이 대부분의 지회장들이 한국일보 기자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보는 17명의 지회장 지지 메시지를 1면에 전면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지지 메시지는 경향신문·동아일보·매일경제·머니투데이·서울경제·연합뉴스·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경제·해럴드경제·CBS·KBS·MBC·MBN·SBS·YTN 등 17곳의 언론사 기자협회에서 나왔다.

이정도 조선일보 지회장은 “한국일보 사태를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한탄스러운 일인데 강제 퇴사 당한 기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먹먹할지 안타깝다. 회사 측의 계속된 파행은 모두를 분노케 할 뿐이다. 경영진 중에 사태를 수습하려는 일말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 기자협회보 26일자 1면.ⓒ아이서퍼 화면 갈무리
 
김윤종 동아일보 지회장은 “외부 용역직원을 동원해 편집국을 봉쇄한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 비한 뒤 “한국일보 사태가 해결돼야 언론 자유, 나아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호정 중앙일보 지회장도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의 제대로 된 역할과 기능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한겨레 지회장은 “출입처에서 한국일보 기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기자들이 회사에서 농성을 해야 하는 모습이 2013년 한국 언론이라는 모습에 같은 언론 노동자로서 분노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전병역 경향신문 지회장은 한국일보 경영진을 향해 “물리력을 동원한 편집국 강압 폐쇄 따위의 행동은 결국 대의를 막지 못하며 제 얼굴에 침뱉기로 드러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박호근 MBN 지회장은 “언론을 사주의 사적 도구나 방어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장재구 회장은 당당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더 이상 한국일보를 방패막이로 이용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균 서울경제 지회장은 “한국일보 파국의 장기화는 수많은 독자들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다. 노사가 솔로몬의 지혜로 이번 파국을 수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윤영 연합뉴스 지회장은 “용역깡패를 동원한 직장 폐쇄, 그리고 강제 퇴거.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편집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초유의 사태에 말문이 막힌다. 연합뉴스 역시 지난해 파업사태를 겪은 바 있어 한국일보 선후배들의 상처가 얼마나 클지 짐작이 된다. 검찰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에 나서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현종 SBS 지회장은 “한국일보 기자들의 불끈 쥔 주먹에서, 살아있는 눈빛에서 제대로 선 언론의 미래와 희망을 본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기자협회보는 “지난 15일 한국일보에 한국 언론 사상 초유의 편집국 폐쇄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일보 사측은 용역까지 동원한 폭력적 봉쇄조치에 이어 신문의 심장인 사설까지 베껴 쓰는 ‘짝퉁 한국일보’를 내놓으면서 한국 언론자유의 역사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 지회장의 릴레이 지지 메시지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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