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600여명의 시민들은 24일 저녁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특히 이 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라는 입장표명은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참가자들은 “관련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정부기관의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 해야한다”고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비판했다.

혼자 촛불집회에 참가한 박정환(47)씨는 “국기문란인데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말이 안 된다.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하는 것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을 한 이화여대 3학년 양효영씨는 NLL 논란을 지적하며 “NLL에 문제제기를 하면 반역자 취급을 한다”면서 “그런데 진짜 반역자가 누구냐”고 소리를 높였다.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건국대 휴학생 김진경씨는 “국정원 사건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우리가 정부를 비판할 때 매일 인증을 요구한다. 김일성 김정일 개XX라고 해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언제부터 사상검증을 했나”라며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잦은 해산명령 또한 비판했다. 이 경찰의 해산명령은 6차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불법집회를 진행중”이라며 즉시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사회자는 “어제 경찰이 평화로운 행진 중에 고등학생에게 최루액을 뿌렸다”며 “불법은 우리가 아니라 경찰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집회에 참가했다는 숙명여대 2학년 박윤서씨도 “시민은 시위할 자유가 있고, 우리는 여기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는데 경찰이 스피커로 명령을 한다”며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산명령이 어이가 없어서라도 앞으로 또 나올 것”이라 밝혔다.

   
▲ 24일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
 
이 날 영상을 촬영하던 ‘tv조선’의 방송카메라에게 시민들이 잠시 항의하면서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집회는 대학생들의 율동과 노래 등으로 밤 9시께까지 이어졌고 행진은 진행하지 않았다.

국정원 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는 25일에도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촛불집회 시작에 앞서 ‘국정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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