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23일 재창당대회를 열고 당명 변화 등 새 출발을 꾀했지만 결국 당명 변화 없이 새로운 강령만을 제정했다. 

이날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진보신당 재창당대회에서는 233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154명만이 ‘녹색사회노동당’으로의 당명 변경을 찬성해 의결정족수 156표에 2표 못 미쳐 당명 수정동의안이 부결됐다.

앞서 진보신당은 당명 변경을 위해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당원들의 새 당명 선호조사 결과 녹색사회노동당이 1위를 차지해 이날 원안으로 상정했다. 대의원 발의 안건으로 상정됐던 ‘무지개사회당’ 당명도 117표를 받아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대신 새 강령에는 생태주의와 여성주의, 평화주의, 소수자운동과 결합한 사회주의를 당의 이념으로 명시했다. 진보신당은 “1987년부터 시작된 1기 진보정당운동의 마감을 선언하면서 새로운 진보정치를 제대로 세우겠다”며 “구 민주노동당과 구 사회당, 현 진보신당의 강령을 부속 강령으로 채택해 지난 진보정당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이용길 대표는 대회 기념사에서 “오늘 재창당의 의미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이합집산을 경험하고 분열과 실패를 거듭한 임시정당을 청산하고 진보정치의 궁극적 승리를 위한 평생정당을 건설하는 데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노동 현장의 극단적 파괴와 노동자들의 힘겹고 고통스러운 투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동탄압 분쇄와 노동기본권을 지키는 진보정치 세력의 공동 사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지난 2008년 3월 민주노동당에서 탈당한 노회찬과 심상정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평등파(PD) 당원들이 모여 결성된 정당이다.

지난 2011년에는 민주노동당 등과 ‘진보대통합’ 논의를 시작해 통합진보정당 출범까지 합의했다가, 이후 열린 당 대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돼 합당이 무산됐다. 이에 상임고문이던 노회찬·심상정 전 대표가 탈당한 데 이어 당시 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던 조승수 의원까지 탈당해 원외 정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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