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손석희씨를 보도부문 사장으로 영입한지 한 달이 지났다. 손석희 신임 사장은 지난 5월 13일 첫 출근 했다. 지난 한 달간 JTBC 보도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내부에 따르면 조금씩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손석희 사장은 취임 이후 보도국 개편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TF에서는 보도국의 인력 충원, 취재시스템 개선, 심층보도, 뉴스 시간대 변경 등 뉴스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TF는 지난 8일을 끝으로 해체됐으며, 현재는 TF에서 논의된 것을 검토해 취사선택하는 단계다.

JTBC 보도국의 한 간부는 “7월 초에 뉴스 개편의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보도는 9월에 개편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그 때까지 사람도 필요하면 충원을 해야 하고 장비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JTBC는 지난 12일 경력기자 채용공고를 냈다.

이 간부는 “손석희 사장이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야한다는 의견도 TF의 토의 안건 중 하나로 나왔으나 손 사장께서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번 TF는 카메라·편집·PD·기자 등 방송국의 다양한 직종이 모두 참여했으며 1차 TF는 30명이 참석했다. 손석희 사장은 모든 TF를 직접 주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 5월 16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손 사장의 영입으로 언론계는 JTBC의 뉴스 변화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지난 한 달간 눈에 띄는 특종이나 기획기사는 찾을 수 없었다. 눈에 띄는 ‘낙종’도 없었다.

JTBC의 지난 한 달간 단독보도는 <원전 비리 업체들, 해외 검증기관까지 속였다> (6월 13일), <한전기술 간부 4명 이상 부품성적서 위조 가담> (6월 11일), <군 PX, 매년 장병들 돈 수십억 걷어 멋대로 써> (6월 5일), <"영훈 국제중, 재학생 내쫓아가며 편입학 장사"> (6월 4일), <워싱턴 경찰 “윤창중, 여전히 경범죄로 수사 중”> (5월 29일)등이 있었다.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날치기 처리와 쌍용차 농성장 강제 철거, 6·10 민주항쟁, 밀양 송전탑, 조세피난처 등의 이슈는 중립적으로 보도했다. 지난 7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新 경영선언의 경우도 메인뉴스의 마지막 꼭지에서 특별한 평가 없이 전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아들의 국제중학교 성적 조작의혹의 경우 타 언론에 비해 메인뉴스에서 하루 늦게 보도되며 삼성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JTBC는 5월 29일 <주관적 채점영역 만점…이재용 아들도 성적조작 의혹> 리포트를 내보냈으며, 30일엔 “이번 국제중 사태를 보면서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전형을 부유층이 입학 통로로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사과를 보도했다.

   
▲ 지난 5월 29일 방송된 JTBC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 지난 6월 3일자 JTBC 뉴스 화면 갈무리.
 
CJ에 대한 JTBC의 지속적인 보도 역시 눈에 띄었다. JTBC는 (5월 31일), <“참담하다” 이재현 회장 새벽 메일…검찰 소환 임박했나> (6월 3일), <‘이재현 회장 최측근’ CJ 비자금 핵심임원 구속영장 청구> (6월 7일) 등 CJ 관련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쏟아냈다. 최근 공개된 종편 4사 비밀회동 문건에 따르면 종편사들이 CJ의 약점을 공략해 수신료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려 했다는 맥락을 찾을 수 있다.

자사의 입장이 반영된 기사도 눈에 띄었다. JTBC는 지난 3일 <“오락채널의 뉴스 보도 ‘엄벌’…전송방식 규제 풀어야”>라는 제목으로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인터뷰를 내보내며 종편이 요구하고 있는 8VSB(지상파고화질디지털전송방식)도입, CJ의 유사보도 논란과 KBS 수신료 인상 등 자사의 이해관계와 연관된 입장을 강조했다.

JTBC의 한 기자는 “아직 겉으로 보기에 달라진 건 없다. 한 달이면 업무파악하고 사람들과 안면트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라며 “손 사장이 오면서 기자들의 사기가 높아진 측면은 있다. 뉴스에 대한 애정이 크고 능력도 있으신 분이니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의 한 관계자는 “손 사장은 스킨십 강화를 명목으로 부서별로 점심을 같이 먹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고 있다. 현재까지 보도 부문은 진중권 교수의 고정패널 영입 외에는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9월 개편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