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을 평가하며 “지난 100일은 한 마디로 정부의 역할이 실종된 실패와 실정의 연속이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백일잔치는 못 했지만 돌잔치는 좀 할 수 있도록 성적표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만사라는 인사는 참사가 됐고, 결국 윤창중의 외교 참사로 사실상 완성판을 이룬 것 같다”며 “여러 측면에서 정부가 역할을 했야 했을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공공의료와 공공보육 등 공공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는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 대표는 대북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북한의 긴장 고조에 우리 정부가 말려들 게 아니라 변화의 조짐을 우리가 잘 잡아채서 남북 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매우 부족했다”며 “최근 라오스 탈북 청소년들이 다시 북한으로 송환되는 과정에서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일관계에서도 지금 일본이 그렇게 극단적인 극우정책을 취하고 있고 역사 왜곡과 우리 위안부 문제에 대해 모욕과 모멸까지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무엇을 도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미관계도 지난 미국 방문에서도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한 것 외에는 특별한 것 없다”고 깎아내렸다.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국민 안전과 건강 대책에 관련해서는 “원전 사기극이 진행됐을 때도 박근혜 정부는 100일 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가 막상 이 문제가 터지니까 이제야 뭘 좀 하겠다고 나타나고 있다”며 “살인진드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확진 환자들이 많이 사망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긴 팔을 입고 나가라, 긴 옷 입으라는 얘기 외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진주의료원 사태와 버진아일랜드 조세 도피 문제 등에 대한 청문회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모든 것이 청문회로 귀결돼서는 정치의 품격이나 국민의 신뢰 측면에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관계 당국이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보고 그 이후에 청문회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면 여야 합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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