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실체 없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둔 한국인 명단 5명의 실명을 공개한 데 이어 27일 2차 명단 7명을 추가로 발표한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국세청에 자료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28일 오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세청에 자료를 통으로 다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국세청이 과연 지금까지 마음만 먹었으면 그런 방대한 조직과 정보, 인력을 가지고 역외탈세에 제대로 대처를 못 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국세청이 의지만 갖고 있다면 페이퍼컴퍼니를 추적해서 충분해 밝혀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페이퍼컴퍼니로 등록된 회사 내부에서 유출된 자료를 국세청이 입수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국세청으로선 조금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왼쪽)와 최승호 PD가 22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국내 인사를 공개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국세청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측에 여러 차례 이 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지만 ICIJ에서는 단호하게 거부를 했다”며 “우리나라 국세청뿐만이 아니고 영국이나 미국의 조세 당국의 요청도 거부를 했는데 그것은 언론 기관이 취재 활동을 통해서 획득한 정보를 정부기관에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각국의 조세 당국들이 이런 역외탈세문제 등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어서 ICIJ 측이 공조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오는 30일 공개하는 3차 명단에 공직자가 포함돼 있느냐는 물음에는 “지켜봐 달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그는 “우리가 지난 수차례 걸쳐 공개한 것은 주로 재벌총수 일가나 재벌기업의 임직원 출신들인데 이런 경제 관련 쪽 인사들이 가장 많고 그다음에 사회 각 방면의 여러 분들이 있다”며 “지금 245명을 확보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명단의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쳐 자료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한편 김 대표는 ICIJ의 정보 수집 과정에서 해킹 등 불법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해킹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내부 고발자가 내부의 실상을 일반 대중이 알도록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의지로 국제적 공조 취재가 가능한 ICIJ에 넘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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