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시작으로 극우 정치인들의 망언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언론과 국민은 그다지 새로운 게 아니라면서도 ‘너무 들이댄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카이 대 김경주 교수는 20일 오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일본 극우 정치가들의 일련의 발언 내용은 일본 내에서는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고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라며 “산케이 신문을 제외한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동경신문, 일본 경제신문 등 5대 신문사는 일관되게 지금의 정치가들 발언이 너무 도를 넘어섰다는 식의 논평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문제는 이번에 아베 총리가 강경 행보를 보이면서 이런 자세가 국회 등에서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가세하는 세력들이 폄언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초래한 전개는 조금 새로운 것”이라며 “우파가 점령하다시피 한 일본 정치 상황에서 일본의 우파적인 정치세력에 대한 견제 역할을 지금은 일본 언론이 가장 충실하게 이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앞서 지난 13일 일본의 극우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전시에 위안부는 일본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있었다”고 말한 데 이어 유신회 소속인 니시무라 신고 중의원은 17일 당 중의원 회의에서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닌 매춘부다. 일본에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댄다”는 망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안팎에서 비판이 쇄도하자 니시무라 의원은 스스로 탈당계를 제출했으나 유신회는 18일 제명 조처했다.

김 교수는 또 아베 총리가 지난 5일에 야구 행사에 96번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은 헌법 96조를 수정하려는 의도라는 보도에 대해 “야구 행사에서 입고 나왔던 96번의 번호가 달린 유니폼에 대해서는 역시 일본의 헌법 개정을 둘러싼 그 절차를 규정한 96조”라며 “헌법 개정을 너무 좀 들이댄다, 아베의 의도가 너무 깔린 것 아니냐는 식의 국내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베 총리가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731이라는 숫자가 적힌 전투기에 올라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731에 대해서는 전혀 의도한 바가 없다는 것이 일본 국내의 공통적인 인식”이라며 “731부대가 뭔지 보통 일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731을 가지고 너무 한국이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KKK라고 적힌 항공기를 탔다면 항공기를 탄 절차에 대해 일단은 사과해야 하는데, 그런 개념 자체가 상당히 결여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역사 인식의 결여가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이것이 일본 내 여론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아베 총리는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일제 만행의 상징 ‘731 부대’를 연상케 하는 731호기에 앉아 주변국들을 격분케 했다. 숫자 ‘731’은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 관동군 세균부대인 ‘731부대’를 연상케 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4일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과정에서 한국과 아무런 교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한국이나 미국에게 전혀 알리지도 않고 간 것은 일본 국내에서도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며 “아베로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외교적으로 상당히 타격이 큰 게 사실이므로 그것을 만회할 방법으로 북한과의 납치 문제 해결에 선수를 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