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스승의 날인데, 우울한 선생님들이 많다는 기사가 눈에 띄네요.

= 초중고 교사들 설문조사 결과인데요.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받는 스트레스나 고통이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매우 고통 받는다는 응답이 21.0%, 약간 고통스럽다는 응답이 47.6%로 고통스럽다는 의견이 68.6%나 됐습니다. 전혀 고통 받지 않는다는 교사는 1.1% 밖에 안 됐고요.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생들 태도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응답이 35.6%로 가장 많았고 학부모의 항의(19.6%), 학교폭력 등 생활·상담 지도(18.7%) 등이 괴롭다고 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선택하겠다는 답변이 54.1%, 교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도 45.9%나 됐습니다.

2. 오늘 조간신문 주요 이슈 살펴볼까요? 한동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면 톱을 차지하더니 오늘은 좀 다른가요?

=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1면에서 사라졌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 경제 숨통 조이는 최악의 3차 엔저”라는 기사, 환율이 110엔 되면 한국 제조업 영업이익이 26조원 급감한다는 내용입니다. 중앙일보는 “북극대전 한국 진출 운명의 날”. 오늘 북극 이사회 영구 옵서버 자격을 결정하는 날이라는 겁니다. 둘 다 중요한 뉴스긴 하지만 윤창중 이슈를 뭉개는 느낌을 주는데요. 경향신문은 “성추행 넘는 심각한 내용 들었다”는 주미 한국문화원 원장의 이야기를 톱 기사로 뽑았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북한 방북도 화제입니다. 일본군의 세균전 부대를 연상시키는 731이라는 숫자가 적힌 전투기에 탑승한 사진이 실려있는데 역사적 도발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독일 총리가 나치 친위대 유니폼을 입은 것과 같다는 이야기죠.

3. 윤창중 전 대변인, 최대 징역 15년형을 받을 수 있다는 기사도 있네요.

=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려는 의도를 가지고 엉덩이를 만진 것이라고 판단되면 1·2급 성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워싱턴DC에서는 1급 성폭력에 해당하면 징역 30년 이하와 벌금 25만달러 이하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강간 미수죄는 그 절반인 15년 이하의 징역형과 12만5000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합니다. 동아일보는 “윤창중씨를 중범죄 수준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워싱턴 경찰국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너와 나는 잘 어울린다”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겨레에는 “오늘이 내 생일인데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아 외롭다”는 작업성 멘트를 건넸다는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3-1. 청와대 개입 의혹도 좀 더 구체적인 정황이 나왔네요.

= 8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일행을 태우고 LA로 가던 전용기 안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일보 보도인데요. 청와대 관계자가 “기내 대책회의 직후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박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이 LA 도착 다음 날인 9일 아침이라고 했죠.

4. 이정환 기자가 주목한 오늘의 뉴스는요.

=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는 2007년에 이어 6년 만인데요. 그때는 동영상 광고만 조사했는데 이번에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거래행위 전반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혐의를 잡은 것 같지는 않고 일단 털고 본다는 느낌이 강한데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70% 이상이죠. 네이버에 떠야 본다, 그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최근 남양유업 사태와 맞물려 슈퍼 갑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조4000억원의 매출액에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의 두 배 수준이죠.

4-1. 점유율이 높다는 이유로 규제할 수 있나요? 불공정 거래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있나요?

= 특히 조선일보가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 독과점 파워를 악용, 부동산 중개·가격 비교 등 온라인 골목 상권을 빼앗아갔다”는 겁니다. “만화·소설과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 시장까지 망가뜨린다”고도 하고요. 재벌이 왜 빵집까지 진출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비슷한데, 법적으로 규제할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점유율이 높다고 하지만 검색 서비스와 부동산 서비스는 전혀 별개의 서비스고, 네이버가 부동산 서비스에 진출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대형 포털이 문어발식 확장으로 중소업체들을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정권 차원의 포털 때려잡기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 네이버의 정치적 영향력을 꺾으려 한다는 거죠.

   
배상면주가 홈페이지 캡처.
 
5. 배상면주가 대리점 주인이 자살을 했네요. 주류 업계도 갑의 횡포가 심각하다고 하죠.

= 배상면주가 대리점 주인이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달력 뒷면에 유서를 남겼는데요. “남양은 빙산의 일각이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판촉)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루 10박스를 파는데 100박스씩 밀어넣을 때도 있었다고 하고요. 그래서 수천만원씩 빚을 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번에 숨진 대리점 주인도 한창 영업이 잘됐던 2003년에는 월 7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는데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월 12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하죠. 채무가 1억2500만원이나 됩니다.

6. 나는 꼼수다, 주진우 기자 영장이 기각됐네요.

= 어제 자정 넘어서 결과가 나왔습니다. 법원이 어제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경과와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볼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주 기자는 어제 오전 법원에 출석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살인사건 보도와 관련해 “살해당한 사람의 부인이 전화를 걸어와 ‘더 이상 취재하면 신변이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7. 기초생활 수급자가 늘어날 거라고 하네요.

= 지금까지는 all or nothing, 다 받거나 하나도 못 받거나, 통합급여 원칙이었는데 이번에 개편되면서 생계와 주거, 의료, 교육, 자활, 해산, 장제 등 7가지 급여를 맞춤형 개별급여 방식으로 지급하게 됩니다. 최저생계비, 올해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154만6399원 이하인 가구가 대상인데요. 수입이 많아져 생계 급여에서는 탈락하더라도 의료·교육 같은 기타 급여를 받을 방법이 있다는 거죠. 부양 의무자 기준도 완화돼서 부양 의무자 소득 기준이 현행 월 392만원(4인가구가 1인가구를 부양할 때)에서 월 449만원으로 60만원 가까이 인상됩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140만명에서 22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8. CBS 김미화의 여러분 제재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있었죠.

= 정부의 축산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주의 처분을 받았죠. 주의 처분이면 재허가 심사 때 감점 요인이 됩니다. 어제 법원이 “시사 프로그램은 뉴스와 같지 않으며, 해설·논평으로 볼 수 있는데 출연자의 발언 자체가 모욕감을 느낄 저속한 표현은 아니다” 이런 판결을 내렸습니다. 농림부산식품부 반론도 충분히 들었기 때문에 편파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CBS의 주장이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에 대해 행정소송을 걸어 이긴 첫 사례입니다.

9. 정부가 세수 부족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네요.

=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국세 부족액이 6조원이라고 했는데 이게 알고 보니 8조2000억원이라는 겁니다. 서울신문 보도인데요. 기획재정부 관계자 이야기로는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면 국세 부족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6조원으로 (발표하기로) 정리했다”고 합니다. 결국 세수 추계를 2조원 이상 부풀려 외부에 발표한 셈인데요. 겉으로는 불황을 감안해 경제 성장률 등 각종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면서 세금이 더 걷힐 거다, 이런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거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짜도 되나 싶습니다.

10. 곤충이 식량의 미래다. 이런 기사 재미있네요.

= 유엔식량농업기구 보고서인데요. “곤충이 단백질과 지방, 미네랄 함량이 높은 훌륭한 식량”이라는 겁니다. 메뚜기 100g에는 단백질 20.6g, 칼슘 35.2㎎, 철분 5㎎이 함유돼 있는데 소고기보다 높고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애벌레 100g의 경우 단백질 28.2g, 철분 35.5㎎이 들어 있고요. 곤충 섭취는 식량난 해결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도움이 됩니다. 식용 곤충 양식은 소·돼지 등 가축 사육보다 이산화탄소 및 암모니아 가스 배출량이 훨씬 적습니다. 어떤 환경에서든 서식이 가능하고 번식도 빠르고요.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드는 사료비는 귀뚜라미의 경우 소의 12분의 1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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