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KBS <뉴스9> 헤드라인과 관련해 KBS 내부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과한 리포트가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리포트로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날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종편에서도 헤드라인은 박 대통령의 사과 리포트였다. KBS <뉴스9>의 13일 헤드라인이 주목되는 이유다.

KBS는 이날 ‘기내 성추행 은폐’ 관련 리포트를 머리기사로 올렸다. 리포트는 “항공기에서 20대여성이 두 번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하자 항공사가 일이 커지지 않도록 피해자를 회유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5월13일 KBS <뉴스9> 헤드라인으로 방송된 '기내 성추행 은폐' 관련 리포트
 

하지만 이날 KBS <뉴스9> 헤드라인은 사실상의 ‘방송사고’였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보도본부 한 기자는 “애초 박근혜 대통령 사과를 헤드라인으로 준비했으나 편집이 늦어져서 헤드라인으로 올리지 못했다”면서 “때문에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13일 KBS <뉴스9>를 보면 몇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뉴스를 본격 시작하기 전 내보내는 ‘뉴스9 헤드라인’에서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한 내용이 제일 먼저 나갔지만 리포트에서 두 번째로 밀렸다. ‘뉴스9 헤드라인’에서 ‘기내 성추행’ 관련은 세 번째로 소개됐다.

   
5월13일 KBS <뉴스9> '뉴스9 헤드라인'에 소개된 박근혜 대통령 사과 관련 내용
 

또 KBS는 ‘기내 성추행’ 리포트를 머리기사로 내보내면서 리포트 제목을 별도로 처리하지 않았다. 헤드라인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이른바 ‘어깨걸이’로 통칭되는 리포트 제목을 내보내지 않은 것은 방송사고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편집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일정이 늦어지면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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