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편 제작 중단 사태 이후, 노사가 마주한 자리에서 EBS 신용섭 사장이 다큐멘터리 제작부서에 대한 복무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사장의 ‘재신임’을 묻는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지부장 한송희)에 따르면, 지난 10일 노조 집행부는 신용섭 사장을 찾아 다큐프라임 제작 중단과 노조의 피켓 시위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타협안’을 제시했다. 애초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 사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던 것에서 한 발 물러서 ‘공사발전위원회’라도 개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신용섭 EBS 사장
사진=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그러나 신용섭 사장은 노조의 제안을 거부하며 ‘EBS 발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신 사장은 또 다큐멘터리 제작 부서에 대한 복무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왜 그걸 노조에 물어보고 하느냐. 사장이 (마음먹었으면) 하면 된다”며 “사장이 정략적으로 계속 이 사건을 부풀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단 EBS가 공식적으로 다큐멘터리 제작 부서에 대한 복무감사를 시작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BS 홍보사회공헌부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복무감사 실시 일정이나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EBS 사옥.
 
 
지난 달 8일 EBS는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를 제작하고 있던 김진혁 PD를 수능 교재 제작 부서인 수학교육팀으로 ‘복귀’ 시켰다. 이 때문에 8월 방송될 예정으로 70% 가량 제작이 진행 중이던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이 사실상 중단됐다. 노조와 EBS PD협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최근까지 이에 반발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신용섭 사장이 ‘다큐프라임 폐지’를 언급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사측은 노조가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하자고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제작이 중단된 ‘독립유공자’ 편에 대해서도 어떤 내용이 문제냐는 노조 측의 질의에 침묵해왔다. 
 
노조는 성명에서 “신용섭 사장이 사태 해결을 위한 터럭만큼의 의지도 없다는 것을 최종 확인했다”며 “소통을 외면하는 사장에게 더 이상의 대화 요구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조합은 신용섭 사장의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며 “방송과 교육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조직을 이끌만한 비전과 역량은 있는지 묻고 또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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