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전 KBS사장의 <드라마 스캔들>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논란이 사규 및 저작권 위반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KBS 본부)는 13일 오후 성명을 내고 “김인규 전 사장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면서 공사사규 위반 및 사진을 무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사규 상, 직원이 퇴직 후 2년 안에 회사와 관련된 창작물을 집필하려면 회사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김인규 전 사장은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면서 “당사자는 회사를 정식으로 퇴직한 지 오래돼 이 규정이 적용범위에 벗어났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이 규정의 취지는 현직에서 물러난 후 2년 간 회사의 정보를 개인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 “김인규 전 사장, KBS사진 무단 도용했다” 의혹 제기

KBS본부는 “김인규 씨는 사장직을 내려놓자마자 모 신문에 드라마 제작과정에 있어 위험한 내용의 칼럼을 마구 실어 KBS 드라마 제작자를 비롯한 직원들의 공분을 사더니 이제는 그 내용을 묶어 책으로 내기까지 했다”면서 “자화자찬을 위해 지켜야할 사규도 염치도 팽개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인규 전 KBS사장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KBS본부는 김인규 전 사장이 KBS자산을 마음대로 사용한 것도 비판했다. KBS본부는 “출판기념회식장에는 김인규 사장 재직 중 방영되었던 드라마 편집 본을 보여주기 위해 대형TV 두 대가 설치됐다”면서 “드라마 영상물은 명백한 회사의 자산임에도 회사 어느 곳에도 허가나 협조를 요청하지 않고 저작권을 위배하면서까지 공공장소에서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본부는 “이 행사를 위해 회사 자산을 무단으로 편집, 복사, 상영한 책임자는 과연 누구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마땅히 이에 맞는 신상필벌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인규 전 사장의 책 <드라마 스캔들>이 무상으로 KBS 사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KBS본부는 “(이번 책에는) 수없이 많은 사진이 인용됐는데 문제는 이 사진의 제공자가 ‘KBS 홍보실’로 표기돼 있다는 점”이라면서 “외부 출판사가 회사 자산인 사진을 사용할 경우 장당 수 십 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함에도 홍보실은 무상으로, 그것도 주무부서의 합의나 동의 없이 사진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KBS본부는 “전임 사장이라는 이유로 민간인 김인규에게 무상으로 용인된 것”이라면서 “KBS 홍보실은 사진 제공의 경위를 당장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회사는 공사의 저작권 존중 의지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S 홍보실 “출판사 측에 사진제공한 적 없다”
출판사측 “저자인 김인규 전 사장, KBS 협조 받아서 문제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KBS홍보실 측은 “출판사에서 사진사용과 관련해 홍보실에 협조를 요청한 사실도 없고, KBS홍보실이 출판사 측에 사진을 제공한 적도 없다”면서 “출판사 측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KBS홍보실은 “KBS가 제공하는 프로그램 관련 사진들은 보도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보도 이외의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면서 “홍보실은 출판사 측에 사진 게재와 관련해 어떤 요청도 받은 적이 없고 사진 제공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인규 전 사장의 책을 펴낸 ‘페이퍼북스’ 측은 “저자인 김인규 전 사장으로부터 텍스트와 이미지를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출판사측은 “저작권과 관련, 저자인 김인규 전 사장은 KBS측으로부터 협조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얘기했다”면서 “‘KBS홍보실 사진제공’이라는 부분도 저자가 넣어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출판사 측은 “계약서에도 저작권이나 초상권 침해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저자가 책임진다고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인규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전 KBS사장)은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그 문제와 관련해선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KBS측에 물어보라”면서 “지금 회의 중이니 통화를 할 수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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