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주미대사관 인턴여성과 워싱턴 술자리에 운전기사도 합석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과 달리 해당 술자리엔 운전기사가 합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JTBC는 11일 저녁 뉴스에서 “문제가 된 7일 밤 워싱턴에서의 술자리에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주장과 달리 윤 전 대변인과 인턴여성 A씨 두 사람만 있었던 것으로 대사관 진상조사결과 확인됐다”며 “주미 한국대사관이 사건 발생 후 피해여성 A씨와 주변 인물들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기사는 두 사람을 내려준 뒤 현장을 떠난 것으로 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이 A씨와 술자리를 함께 하면서 성희롱과 함께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했다는 것이며, 깜짝 놀란 A씨는 워싱턴에 사는 친구를 술자리로 불러내 위기를 넘겼다고 JTBC는 전했다.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참고 넘겼지만 다음날 새벽 자신을 방으로 불러 속옷 차림으로 폭언을 퍼붓자 신고하게 된 것으로 대사관은 보고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JTBC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대사관 보고 내용을 토대로 사태의 전말을 정리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저녁 술자리에 인턴여성 뿐 아니라 운전기사도 합석해 성추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었다. 주미대사관 조사결과를 전한 JTBC의 보도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미국경찰의 수사요구에 할 수 있는 모든 협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문제의 술자리에 윤 전 대변인과 피해여성 단 둘이 있었다는 주미대사관 보고서에 대해 “미국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어떤 것도 확인해드리기 곤란하다”며 “그쪽(미국경찰)에서 (성추행사건이) 신고된 사실을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미국 경찰 수사에 대해 “우리가 협조할 수 있는 것은 다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성추행이 없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 김 대변인은 “우리는 문제가 전혀 없었는데도 경질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여성의 신고를 받은 다음날(현지시각 8일) 아침에 경찰이 호텔에 찾아오는 등 ‘고위공직자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됐다’고 판단해 이남기 수석이 그 다음날(9일) 경질 발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건을 알고 있으면서도 윤 전 대변인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거나 방조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남기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와 “그런 말은 제가 했던 기억이 전혀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 연합뉴스
 
‘이 수석이 1시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받아 귀국하라고 했다’는 윤 전 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것도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윤 전 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제가 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영빈관에서 만났다”면서 “그러더니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보고한 시점에 대해 이남기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이 출국한 이후인 9일에야 보고를 드린 것을 두고도 늑장 보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수석은 늑장 보고 및 대응 미숙 등에 따라 책임라인에 있는 사람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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