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진행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선집중> 연출을 맡고 있는 서미란 PD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후임자는 빠르면 오늘 오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급하게 후임자를 정해야 하는 만큼 일단은 사내 인사로 후임자를 물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MBC 라디오의 상징과 같았던 <시선집중>이 위기에 놓인 지금, 라디오 PD들은 ‘멘붕’이다. 10일 오전 오상진 등 MBC 아나운서 후배들 10여명과 라디오 PD 20여명 등 총 40여명은 생방송 라디오 부스 앞에서 손석희씨의 마지막 방송을 본 뒤 배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손석희씨를 배웅한 MBC의 한 라디오 PD는 “손석희 선배는 우리들 모두와 악수를 하고 사장실로 올라갔다. 손 선배도 눈물 흘리고 여성 후배들도 많이 울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한 뒤 “MBC 저널리즘의 상징과 같았던만큼 앞으로 누가 와서 공정성을 지키며 제대로 할 지 걱정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손석희 신임 JTBC 사장. ©MBC | ||
MBC의 한 라디오 PD는 “김미화씨에 이어 이제 손석희 선배까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두 기둥이 모두 무너졌다”고 전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지난 13년간 청취자의 높은 사랑을 받으며 공정보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대선을 전후로 새누리당 인사들이 의도적으로 <시선집중> 출연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권력 비판에도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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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BC파업 기간 중에는 <시선집중> 폐지설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당시 손석희씨는 “제작진이나 저나 가능한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사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폐지설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손석희씨가 JTBC 신임사장으로 떠나며 프로그램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손석희씨는 10일 마지막 방송에서 “30년 동안 몸담았던 문화방송을 떠나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손석희의 시선집중>도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며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손석희씨는 “내 선택(JTBC행)에 반론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정론의 저널리즘을 내 의지대로 해보고 훗날 좋은 평가를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3년은 내게 최고의 시간이었다. 청취자는 내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