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대통령 방미 수행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되자 정치권을 비롯해 누리꾼들의 청와대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아침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경질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부른 예견된 참사”라며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과정에 벌어진 윤창중 대변인의 추문사건은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잘못된 인사가 불러온 대한민국의 국격 추락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며 “중차대한 국가행사 과정에서 부하직원을 단속하지 못한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보수석에 대해서도 지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청와대는 사건의 인지 시점 및 대통령 보고 시간 및 경질 과정에 대해서도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불통인사로 대변되는 국가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보고를 받고 경질한 과정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인수위 대변인 시절 백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하며 자리를 뜨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새누리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부적절한 행동과 처신에 대해 새누리당은 강력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성추행설이 사실이라면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로, 국가적 공무를 수행하러 간 공직자가 해이해진 기강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여 그 성과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자 국가적 품위를 크게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철저한 사실관계 파악과 진상조사를 통해 국민들께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사건의 당사자에 대해서는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국제망신. 미국에도 대서특필 되겠죠. 세상에 청와대 대변인이… 이미 예고된 참사. 저를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부적절한 인사라고 지적을 했었죠”라며 “이건 사상최대의 인사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사과할 일입니다. 그토록 수많은 사람이 반대했건만”이라고 지적했다.

주로 박 대통령의 치적에 긍정적인 반응이 실려왔던 청와대 게시판에도 충격과 분노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허아무개씨는 “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하였다 하니 잘 한 것이기는 하지만 경질로 끝내서는 안 된다”며 “엄한 형사 처벌을 반드시 해야 한다. 반역죄 혹은 내란죄로 처벌하면 되지”라고 비난했다. 배아무개씨는 “국민은 열심히 일해 세금내고 나면 남는 돈도 별로 없는 팍팍한 인생을 살고 있는데 높으신 어른은 먼 이국에 나라돈으로 가서 나라에 똥칠을 하는 군요”라고 썼다.

이번 방미성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한아무개씨는 “작년 대선기간 중 우리 박사모 열열팬들은 눈만 뜨면 대선 뉴스를 보고 가슴을 조이며 지내왔어요”라며 “옥에 티라고 금번 순방 매우 휼륭했는데 윤창중 골치아픈놈인데 왜 이런 인간을 대변인으로 결정하셨는지? 추천자를 필히 문책하십시오”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에 검색하면 윤창중은 박지만과 친하다고 나열되어있어요”라며 “박지만은 과거에 부친을 여의고 역경을 극복하는 강인하고 고적한 누나의 힘든 인생은 도외시 하고, 마약을 즐기며 살았다는데, 또 여동생은 한참 연하의 남자와 염문을 뿌리고 어쩌면 동생 2명은 이렇게 XX입니까”라고 주장했다.

김아무개씨는 “얼마나 대통령이 우습게 보였으면 나라의 중책을 맡은 사람이 저런짓을 하고 돌아다니겠느냐”며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무를 살펴서 피곤에 찌들어 사는줄 알았는데 다들..정력이 넘치나 보다”고 씁쓸해했다.

   
10일 오전 10시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 '국민공감' 코너.
 
오아무개씨도 "막말 전력이 있는 사람은 그 막말 대상이 반대파라 하더라도 공직에 기용하지 않는게 상책인데 그나마 본색을 드러내 뒤늦게 나마 경질되어 다행"이라며 "앞으로는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명심하여 공직자 임명에 신중을 기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오래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외곽 지지세력이었던 박사모도 어리둥절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박사모 게시판에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을 좀체로 믿지 않으려거나 뭐가 문제냐, 쓸데없는 비난은 하지 말자는 반응이 많았지만, 충격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의견도 나왔다. “좌좀들 윤창중 대변인이 성폭행했다고 루머 퍼뜨리다”, “박사모님들 윤? ?기사는 올리지 맙시다”, “나도 성추행범 인가???그럼 나는 성추행 전과118범 정도된다...나는 윤창중 대변인 믿는다”, “진정한 박사모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윤창중 일에 대하여 쓸데없는 어필은 금물” 등 노골적으로 윤 대변인을 두둔하거나 “미국 교포여성 사이트 ‘미씨유에스에이’ 친북추종 사이트” 등 다소 논점을 일탈한 주장이 실렸다.

이에 반해 일부 회원은 ‘靑홍보수석 윤창중 경질’ 관련 브리핑 전문을 소개하면 “국가품위 손상 ‘불미스러운 일’ 과연 무엇? 아이고 이걸 어쩌나”라고 썼고, 다른 이는 “우리 대통령님 방미 성과는 어디로 가고 윤창중인 떼놈인지 이놈이야기 다 먹어 버렷다, 아~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앞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10일 새벽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윤창중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며 “경질 사유는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정확한 경위는 주미 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0일 오전 현재 박사모 자유게시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