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구공업고등학교가 홈페이지에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누구도 실현하지 못한 (대통령)단임제를 실천했다”며 “정치민주화의 불멸의 초석”이라고 평가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대구공고가 해당 글을 삭제했는데 이 글을 작성한 대구공고 총동문회 회장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출 대구공고 총동문회장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구공고 홈페이지의 글이 “(대구공고)80년사 책자 만들 때 자료를 학교에서 올린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대구공고가 이를 자진삭제 한 것에 대해 “자진이기보다 자꾸 여론이 과거를 들먹여 (나쁜)여론이 형성되는 것에 대해 학교가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대구공고가 해당 문구를 삭제한 것이 마땅찮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과거에 피해 보신 분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자꾸 과거를 들먹여 매년 이때쯤 되면 (전 전 대통령)안티나 시민단체가 자꾸 들먹인다는 자체를 (안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가 “과거를 들먹이는 것이 싫다는 것과 (전 전 대통령)과거 행적을 칭송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고 지적하자 신 회장은 “칭송보다 우리의 동문으로서 이런 분이 계셨다는 것”이라며 “우리 나름의 생각이지 대외적으로 알리자는 차원은 아니”라고 말했다.

   
▲ 대구공고 홈페이지에 게시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 미화글
 
신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을)각자의 생각에서 좋게 볼 수도 있고 나쁘다고 보면 한없이 나쁘다”며 “그런데 전체 국민들의 사고가 꼭 그쪽(나쁜쪽)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공)상황이 민주주의의 초석인지 아닌지 단편적으로 안티나 시민단체에서 거론을 한다고 해서 전 국민의 생각이 꼭 그쪽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김현정 앵커가 민주화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자 신 회장은 “당시 상황으로 봐서 역사의 변화에 한 과정에서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앵커가 12·12나 5·18이 법으로 심판을 받은 부분이라고 지적하자 “가정에서도 형님이 문제가 생겨 잘잘못을 논할 경우, 꼭 나쁜 것만 평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우리 입장에서 그렇게 보는 거고 제3의 입장에서 보면 나쁜 것”이라며 “연례적으로 (전 전 대통령에)대해서 언론이나 매스컴이 편파적으로 하는 데 대해 (가혹하다는 것을)검토 해 봐야 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학교)홈페이지나 동문회 책자에 그 부분을 기록했다고 해서 국민 다수가 보시는 건 아니”라며 “한정된 부분에서 우리 나름대로 그렇게 판단한 것이지 모든 부분에 호소 하기 위해서나 우리의 주장을 강요하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김현정 앵커가 동문회 책자에 12·12나 5·18에 대해 기술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개인을 평가하는데 모든 걸 다할 수 없다”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부분지만 학교 동문으로 봐서는 그런 부분을 일일이 나열하면 책이 한 권이 아니고 수십권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해당 내용을 또 홈페이지에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 “글은 필요에 따라 또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 회장에 이어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기본적 사실 관계를 왜곡시킨 역사관을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보는 홈페이지에 올린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정어린 반성도 없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교과서에서 5·18를 삭제한다든지 하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신 회장의 발언에 대해 “비뚤어진 동문관”이라며 “모든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다 혈연·지연·학연을 갖고 있고 장점도 있지만 사실에 근거한 동문관이 돼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5공 부활과 독재 미화 분위기가 최근이 아니라 (형성된지)좀 됐다“며 ”박근혜 정부가 당선될 즈음 전체적인 분위기가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후퇴시키고 5공 부활이나 독재 미화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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