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과 광주시교육청이 오늘의유머 사이트를 유해사이트로 분류, 차단했다. 광주 소재 지역 학교에서 접속을 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7일 오전 학교에서 오늘의유머 사이트를 접속하려고 했는데 막혀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실제 접속이 차단된 화면 인증샷을 올렸다.

접속 차단 화면에는 '현재 사이트는 접근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현재 사이트는 국정원 정보보안기본지침 제43조, 광주광역시교육청 정보보안기본지침 제30조에 의거 '유해사이트(음란, p2p, 웹하드, 도박, 증권 포함) 및 클라우드(국정원 감사 대상)으로 분류되어 접속이 차단됐다"는 설명이 나와 있다.

광주시교육청 정책과는 이에 대해 민원인의 신고를 받고 특정 사이트의 게시물이 학생들에게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 6일 저녁 게시물에 한해 차단하려고 했지만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실수를 했다고 해명했다. 교육청이 관할하는 학교의 전산망은 초중고 학교 모두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6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 광주 전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내부의 컴퓨터에서 오늘의유머 사이트가 차단됐다.

광주시교육청은 7일 오전 각 학교로부터 항의를 받고 '실수'를 인지해 사이트 차단 조치를 해제하고 특정 게시물에 한해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청소년들의 유해물이 많은 일간베스트 사이트는 차단하지 않고 오늘의유머 사이트만 차단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광주시교육청은 민원인이 오늘의유머를 포함해 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음란물이 담긴 인터넷 URL 주소를 명시해 차단 조치를 해주라고 요청했지만 일간베스트 게시글의 민원요청 사항은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7일 오전에서야 확인해 게시물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원인이 제기한 요청사항을 잘못 인지해 사이트 전체를 차단조치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 광주시교육청의 입장이지만 누리꾼들은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이유가 많다고 보고 있다.
 

   
▲ 차단된 오늘의유머 사이트 화면
 

특히 광주시교육청이 국정원의 정보보안기본지침을 차단 조치 근거로 들었다는 점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의 근거지로 떠오른 오늘의유머 사이트의 접근을 의도적으로 막아 여론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정원이 두려워하는건 검찰조사가 아니라 국민여론"이라면서 "아직 통제하지 못한 중고등학생들은 언론장악이나 허위정보 유포로 막지 못하니 오유접근 차단같은 일차적이고 위험부담이 큰 방법이라도 필요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교육청 정책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정원의 정보보안기본지침에 따라 교육부가 상황에 맞게 수정하고 그 아래로 교육청도 상황에 맞게 수정해서 사이트 차단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연치 않게 규정 지침을 든 것이지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이 없다"면서 "국정원 측에서 어떠한 지시나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