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텝스 시험 부정에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연루됐다는 조선일보의 기사가 오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기사를 쓴 조선일보 기자에게 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구한 상태다. 
 
조선일보는 지난 3일 1면 머리기사 <토익·텝스 不正>에서 “현직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와 방송국 직원, 대기업 사원, 명문대생 등이 토익·텝스 어학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점수 혜택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달 토익·텝스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의뢰한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50여 명 중 방송국 현직 여성 아나운서와 직원, 대기업 사원의 신원이 드러났다고 2일 밝혔다”고 전했다. TV조선도 <뉴스9> 등에서 이날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헤럴드 경제,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등도 기사에서 지면 혹은 온라인 기사에서 “피의자 중 한 명은 자신이 수도권에 있는 한 방송국의 아나운서라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이어지자 해당 피의자가 ‘OBS경인TV 소속 아나운서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선일보 5월 3일자 1면.
 
하지만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의 신분이 “방송사 아나운서가 아니라 프리랜서 리포터”라는 것이다. 신동진 한국아나운서연합회 회장은 6일 통화에서 “전체 아나운서들의 명예가 훼손당한 상황이라 해당 매체 기자에게 3일 저녁께 사과 및 정정보도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해당 기자는 ‘데스크와 상의한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연락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조선일보 기자가 기사를 써놓고도 ‘오보면 말고’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아나운서들이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오보를 낸 매체들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더더욱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뉴스9> 3일자 보도 화면 캡처.
 
또한 조선일보는 ‘관악경찰서가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가 연루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관악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서 지능팀 관계자는 "피의자의 신분을 밝힌 적이 없고, 직원들에게 일일이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기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관악서 관계자가 오늘(6일) 오전 ‘피의자 신분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조선일보 기자에게 해당 피의자의 신분을 밝힌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보도한 양아무개 기자는 "현재 (어떻게 할 것인지)상의 중이며 결정되면 연락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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