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말 사이 남양유업 욕설이 뜨거운 이슈였네요.

= “라면 상무, 폭행 빵 회장에 이어, 조폭 우유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갑의 횡포 못 참겠다, 을의 반란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영업사원과 대리점주가 실랑이를 벌이는 3년 전 통화 내용이 녹음돼서 유튜브에 올라왔습니다. “물건 못 들어간다는 소리 하지 말고 당신이 책임지라”며 욕설을 하고 “죽여버리겠다”는 폭언도 담겨 있습니다. 어제 남양유업 홈페이지에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이 올라왔는데요. 문제의 영업사원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이를 즉각 수리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남양유업이 일부 대리점주들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5월 6일자 2면
 
1-1. 밀어내기 판매가 논란인데, 왜 이러는 건가요.

= 20박스만 주문했는데 60박스를 갖다주더라, 뭐 이런 식입니다. 신제품이 출시됐거나 영업 실적이 저조할 때 영업사원들이 대리점들에 부탁을 해 추가 물량을 넣고, 대리점주들 역시 본사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어느 정도는 이를 받아주는 게 관행이라고 하는데요. 반품도 되지 않고, 유통기한이 지나면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죠. 한겨레는 “한국 사회의 과도한 승자독식 문화가 전근대적인 계층의식과 만나 이런 갑의 횡포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2. 오늘 조간신문 주요 기사들 살펴볼까요.

= 조선일보는 “5년 동안 33억 주무른 아파트 관리소장” 이야기를 1면 머리기사로 내걸었습니다. 관리 업체 직원이 관리비를 횡령하고, 각종 보수공사 때마다 업체와 주민 대표 사이에 뒷돈 거래가 이뤄진다는 겁니다. 13억원이면 할 수 있는 배관 공사를 44억원에 할 뻔한 아파트도 있었고요. 공사비의 10%는 뒷돈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거죠다. 44억원이던 배관공사를 공정입찰 부치니 13억원이더라는 이야기도 놀랍습니다. 입찰도 형식적이어서 1억3000만원이나 높은 단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겨레에 실린 “특성화고 형준이, 현장실습 뒤 꿈을 버렸다”는 기사도 눈길을 끕니다. 전문 직업인을 키운다더니, 자동차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9시간 일하고 월급 110만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야간근무 포함하면 최저임금 보다 덜 받은 건데요. 기술 대신 커피 심부름이나 청소만 시켜서 도저히 못 견디고 나왔다고 하죠. 취업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이러니까 결국 무조건 대학을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겠죠.

3. 민주당 전당대회는 신문들도 관심이 없네요. 김한길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됐죠.

= 네. 지난 토요일. 그런데 오늘 신문 1면 톱 기사가 없습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1면에 싣지 않았고요. 다른 신문들도 사이드 기사로 뺐습니다. “친노 호남 빠지고 수도권 중도 떴다”는 게 조선일보 기사 제목이고요. “친노 10년 만에 민주당 주류 자리에서 밀렸다”는 게 중앙일보 제목입니다. 김한길 신임 당 대표가 “모든 것 버려야 산다, 안철수는 경쟁하는 동지적 관계”라고 한 말을 상당수 언론이 인용했습니다. “김한길 대표가 넘어야 할 두 개의 벽은 냉담한 민심과 안철수 세력이다”란 지적도 눈길을 끕니다. 중앙일보에 실린 “부녀 대통령 대 부자 야당대표”란 기사도 재미있습니다. 김 대표의 아버지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김철 전 사회당 당수였죠. “박근혜 대통령 시대에 자신이 야당의 카운터파트가 된 걸 운명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3-1. 신경민 의원이 신데렐라로 뜨고 있다고요.

= 최고위원 선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정계 입문 1년만에 야당 지도부 서열 2위에 오른 건데요. 그만큼 민주당에 인재가 없다는 말이겠죠. 신 의원이 “민주당은 헤드라인 체이서다, 내일 조간 헤드라인이 뭐가 될 것인가 좇는 하루살이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만큼 의제 설정도 파이팅도 부족하다는 말이겠죠. 민주당은 2000년 이후 민주당은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당, 민주통합당에서 다시 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꿔왔습니다. 9번째 당명을 바꿨고요. 1년6개월 만에 바꾼 겁니다.

4. 경찰이 성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구경만 했다고 해서 논란이네요.

=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행 전과자인데 전자발찌 정보가 공유가 안 됐다고 합니다. 출장맛사지사 전화가 꺼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창밖에서 성관계를 갖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강제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단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냥 기다렸다고 합니다.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갈 경우 범인이 인질사태를 벌일 수도 있고,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어 피해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응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이게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5. 프랜차이즈법이 오늘 통과될 거라고 하네요. 어떤 내용인가요.

= 편의점 업주들 자살 사건이 많았죠. 국회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는데, 가맹점주들에게 사업자단체 결성·협의권을 주고, 심야시간대 매출이 저조할 경우 24시간 영업을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소개해드렸지만 밤새 점포 문을 열어도 매출이 10만원이 안 되는 곳도 많다고 하죠.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주기도 어렵다는 건데요. 허락 없이 1시간이라도 문을 닫으면 본사에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여야 합의가 이뤄져서 오늘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6. 담뱃값을 물가에 따라 자동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 세수 부족을 죄악세로 메우려고 한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2500원에 팔리는 국산 담배 한 갑에 소비세가 641원, 소비세의 50%인 교육세가 320.5원, 폐기물부담금 7원,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 등 1322.5원이 세금으로 부과됩니다. 부가가치세가 227원이 붙고요. 2004년 12월 500원 인상을 마지막으로 지난 9년 동안 동결된 상태인데, 담배소비세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하자는 논의가 있습니다. 2005년부터 담배소비세율을 물가에 연동시켰을 때 올해 담배 가격이 한 갑에 3040원, 담배 소비세가 641원에서 814원으로 올랐을 거라는 겁니다. 정치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올해 대형 선거가 없는 데다 이래저래 정권 초반인 지금이 증세를 밀어붙일 타이밍이라는 거죠.

7. 미스, 미스터, 미세스, 미즈에 더해서 다섯 번째 호칭으로 Mx를 쓰기로 했다고요.

= 결혼 여부, 성별에 따라 구분 받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Mx라는 호칭을 쓰도록 하자는 건데요. 영국 브라이튼호브에서 이런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인데요. Mx는 ‘Mixter(믹스터)’의 약자입니다. ‘섞다’라는 뜻의 ‘mix’와 일반적 남성 존칭 ‘Mister’를 혼합해 만든 말입니다. 미혼·기혼을 구분하지 않는 여성 호칭으로 ‘Ms(미즈)’를 쓰자는 제안이 나온 게 1901년인데,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1971년부터라고 하죠. Mx라는 호칭도 일반화될까요.

8. 20대 기혼 남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기사도 있네요.

= 결혼이 늦는다고 알고는 있지만. 20대에 결혼하는 남자들이 10년 새 절반 가까이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인데요. 여전히 여성 절반은 20대 후반에 결혼합니다. 2001년 50% 수준에서 2011년 43% 수준으로 조금 낮아졌는데 남성은 46%에서 28%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30대 후반에 결혼하는 남성이 8.2%에서 14.9%로 두 배 늘어났고요. 늦게 결혼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결혼 생활을 유지할 정도로 수입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84%로 가장 많았습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가지기 어려워서’라는 답변도 82.4%나 됐고요.

9. 서른살 넘으면 죽으라고?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청년고용촉진법 이야기입니다. 청년 미취업자를 정원의 3% 이상씩 의무 고용하도록 하고 15세 이상 29세 이하 청년을 공기업 의무고용 대상으로 정했는데, 30대 이상은 어쩌냐는 거죠. 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권고조항이었던 것이 의무조항으로 바뀌었습니다. 30세 이상은 청년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다음 아고라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포기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서 나이로 청년취업을 차별하다니… 30대 취업준비생에게 기회를 박탈하는 제도”라는 글도 있습니다. 군대 다녀오고 졸업하고 나면 28세가 되죠. 어학연수도 가고, 취업 재수하고 나면 금방 서른인데, 억울하다는 이야기가 나올만합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무상보육 대란 논란이네요.

= “전날 남은 밥에 콩나물 넣고 끓여 영양죽을 오전 간식으로 주더라”,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 충격적입니다. “서울 6월, 경기 9월 광주 10월 바닥”, 이건 조선일보 기사 제목이고요.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어린이집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질급식·학대·횡령… 겁나는 어린이집”, 이게 오늘 중앙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입니다. “예산이 없어 보육 대란이 오는데 무상보육비 100억원을 빼돌렸다”는 기사도 있고요.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보육 대란, 계속 정부 지원으로 땜질만 할 건가”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을 하겠다며 식비를 올려 받아서 일반 재료로 급식을 하는 어린이집도 있고, 현장 학습비를 5만원씩 받아서 겨우 가는 데가 키즈 카페더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10-1. 무상보육 확대는 좋은데 예산이 배정이 안 돼서 문제인 거죠?

= 일부 신문들이 어린이집 문제 많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 무상 보육이 문제인 것처럼 왜곡하는 건 지나칩니다. 조선일보는 “해마다 재발되는 사태의 원인을 그대로 놔두고 정부 지원으로 위기만 넘기다가는 나라 살림이 거덜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대안을 내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무상 보육이 아니라 차등 보육, 선별 보육을 하자는 주장입니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에 3700억원을 추가 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경향신문 오늘 1면 머리기사에는 어린이집 감시 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이 어린이집 원장들 항의 방문에 항의 전화,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해서 법안 발의를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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